한국이 블록체인 초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관련 법·제도 및 블록체인 특화 밸리와 같은 인프라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ICT 기술수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중국, 일본보다 각각 2.4년, 1.8년, 1.3년 뒤쳐져 있다. 한편으론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한국에도 선점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블록체인 초강국의 길’ 토론회에 참석한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한국이 블록체인과 관련한 제도적 기반 및 인프라를 시급히 마련, 기술 개발의 골든타임을 활용해 블록체인 초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개최됐다.
개회사에서 이상민 의원은 “전세계는 초고령화 인구절벽과 중장기 저성장의 사회로 접어들었고, 연이은 불확실성이 가중됨에 따라 청년들의 실업률이 높아지고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12년 간 소득 3만불 미만에 갇혀 온전한 선진국 시대를 맞이하기에는 한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이 사라진 대한민국을 초혁신의 안전망, 블록체인 유니콘의 놀이터로 바꿔야 한다"며 “대한민국도 4차 산업혁명과 제2의 인터넷, 블록체인 초강국으로 가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유니콘 스타트업을 수천 개 출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에서 법무법인 충정 안찬식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는 정부 조치만 나왔을 뿐 이후 암호화폐는 물론 블록체인 관련 제도는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안 변호사는 현재까지 계류 중인 법률안은 블록체인 기술 중 암호화폐에 한정됐다며,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한 특구 조성을 위한 법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블록체인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네가티브 규제 방식의 샌드박스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ICO 전면 금지 조치 이후 특별한 제도적 사항이 없었고, 그간 거래소 해킹 사건도 많았으나 별다른 법적 장치가 확실히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또한 현재도 ICO 개념을 넘어 IEO, ICD, STO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중국도 (암호화폐가 아닌) 블록체인을 콘셉트로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한국도 블록체인 특구에 대한 법률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며, 블록체인 특구 제정시 담당부처 지정권자 및 관리권자 설정, 조세 감면 등 혜택에 관한 사항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의장은 “블록체인이 무차별적으로 남용되고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배경엔 제도가 확립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불법 및 탈법, 사행성을 막는 대원칙을 가지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 암호화폐를 직접 발행하는 회사가 300개, 거래소가 130여개가 있는데, 이들 중엔 사이비 전문가들도 판을 치고 있다”며 “이들을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질적으로 건전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종현 블록체인·융합 PM(프로그램 매니저)은 정부의 블록체인 관련 시범 사업에서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와 관련한 R&D 투자 비중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블록체인 기반 선불형 상품권 ‘크립토카드' 나와2018.10.24
- 블록체인·FIDO 기반 디지털 신분증 서비스 등장2018.10.24
- HTC 블록체인폰 예약판매 돌입...중국에선 판매금지2018.10.24
- 블록체인 P2P 금융 지퍼, 캐셔레스트 상장2018.10.24
김 PM은 “IT 강국이 되기 위해선 블록체인 표준을 선도하는게 필수적인데 현재 과기정통부 산하 TTA에서 개인정보보호 및 ID 관리, 블록체인 보안, 메타데이터 등 블록체인 표준화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에 정부가 블록체인과 관련한 시범사업 네 가지를 벌였는데, 그중 하나가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으로 여기서 많은 성과가 있어 이를 토대로 스마트 청구 시스템을 점차 확대하고자 한다”며 “민간에서의 당장의 성과와 함께 정부는 R&D 비중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