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표류한 재난망, 이번엔 제대로 구축돼야

23일 본사업 공고… 이해관계보다 안전이 최우선

기자수첩입력 :2018/09/03 16:36    수정: 2018/09/03 16:36

아직도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세월호 참사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사고 당일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당시의 통신기록마저 곳곳에 흩어져 있어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자그만치 15년 표류한 재난안전통신망 본사업이 제대로 돼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적어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지난번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기 떄문이다.

행정안전부가 구축하려는 재난망은 PS-LTE 규격을 기반으로 한 전국 규모의 광대역 공공 안전 통신망이다. 소방, 경찰, 해경 등 재난을 관리하고 대응하는 기관 담당자들이 재난 발생 시에 활용하기 위해 전용으로 사용하는 무선통신망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pixabay)

사업은 크게 통신망 구축과 유지보수, 전송망 임차 두 가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기본적으로 전국망을 구축하되 산간오지 등 외진 지역에서는 통신사의 상용망을 빌려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8년간 총 1조7천억원이 투입되는 본 사업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A, B, C 세 구역으로 나누어져 이루어지는 사업을 누가 수주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재난망의 규모나 사업기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작동 여부다. 일상적인 통신이 아니라 재난이 일어났을 때를 전제로 한 통신망이기에 생존성과 안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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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사고가 발생했을 때 통신망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간 들인 노력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재난망 제안요청 설명회 기사에는 이런 덧글이 달렸다. '이거 깔리면, 세월호 같은 사고 나도 다 구할 수 있는 건가요?' 이 자리를 빌어 그 질문에 답하고 싶다. 다 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