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중계방송 0.05초만에 승부 본다"

[르포] KT GTSC 가보니...'국제 방송통신 운영 핵심 기지'

방송/통신입력 :2018/08/12 09:26    수정: 2018/08/13 10:49

"자카르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부터 국내 해안까지 연결된 방송통신망으로 데이터가 전송되기까지 약 0.05초가 걸린다. 보통 눈 깜짝할 새에 0.3초가 걸리고, 사격 선수인 진종오 씨가 총을 쏴 목표물에 맞기까지 0.09초가 걸린다고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해 총을 쏘고 금메달 사냥 여부가 판가름나기 전에 국내에서 사격 순간을 볼 수 있다."

지난 10일 KT 국제통신운용센터(GTSC)에서 김인준 KT GNOC 팀장은 해저케이블을 이용한 국제 방송 중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오는 18일부터 개최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국제방송중계망 주관 통신사로 선정된 KT는 방송 중계를 앞두고 전용 케이블을 구성했다. 통상적으로 국제 중계 방송을 위한 케이블 구성에는 2주가 걸린다. 자카르타 IDC부터 국내 해안까지는 직선거리만 533km에 이른다.

KT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구축한 해저케이블 통신망.

KT는 부산과 거제 쪽에 설치된 총 7개의 해저케이블을 이용한 아시안게임 방송 중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문제 없이 스포츠 중계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는 지난 11일부터 대회가 종료되는 다음달 2일까지 종합상황실을 개설해 비상근무 체계로 돌입한다. 방송, 데이터 전송, 상황 관제 등 전문 인력 6명이 투입된다.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KT GTSC에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와 바로 화상연결이 가능하다.

관제센터에는 방송사 별 중계를 보여주는 16개 화면이 켜져 있었다. 수시로 발생하는 해저케이블 통신 장애를 빈틈 없이 감시하기 위한 장치다. 김인준 팀장은 "어로 활동으로 인해 닻이 해저케이블과 접촉하면서 훼손이 발생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김인준 KT GNOC 팀장

김 팀장은 "특히 중국의 어로 활동이 활발해지는 겨울철부터 봄철까지의 케이블 훼손이 빈번한 편"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를 사전예방하기 위해 해당 시기에 감시 선박을 다수 배치하거나, 어로 선박에 내비게이션을 제공해 케이블 훼손이 우려되는 구역에서는 선박 이동을 안내하는 메시지를 제공하고 있다.

수시로 케이블 훼손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조 케이블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함을 인지하면 바로 주 전송 회선에서 보조 회선으로 데이터가 전송된다. 훼손된 케이블은 수리용 선박이 파견돼 약 5일 정도를 거쳐 복구된다.

문제가 발생한 케이블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각 회선의 데이터 전송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화면도 있었다. 정상적인 회선은 보라색으로 표시되고, 문제가 발생하면 빨간색으로 바뀌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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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국제방송서비스 개통식 현장. 16개로 나뉜 화면들이 방송 중계 상황을 모니터한다. 개통식인 2일에는 중계 시연을 실시하고 있지 않아 대부분 방송 화면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저케이블을 이용한 국제 방송 중계는 장기간의 국제 행사에 주로 활용된다. 구축 시간이 1~2일 걸리는 위성방송 중계보다 긴 반면, 영상 지연(딜레이)이 짧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주로 월드컵, 올림픽 등 약 한 달에 걸쳐 개최되는 스포츠 행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KT 국제 방송 중계

김인준 KT GNOC 팀장은 "몇 년 전 대만 쪽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지진이 발생해 해당 지역의 해저케이블이 다 끊어진 해외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홍콩까지는 해저케이블로 연결한 뒤 한국 근처 해안 지역까지 지상 통신망을 이용하고, 다시 해저케이블로 잇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