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트가 구글 품에 들어간 이유는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으로 각성 준비"

일반입력 :2018/08/03 18:02    수정: 2018/08/04 22:55

"네스트를 작은 온도기 회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송민정 한세대학교 교수는 3일 'IoE 데이터 플랫폼 기반 네스트 비즈니스모델 사례'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마트홈 기기 제조사 네스트가 구글의 스마트 에너지 사업 전진기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이유다.

송민정 교수는 3일 사회안전시스템포럼, 국민대 지능형 IoE 데이터 연구센터 주관으로 한국통신학회에서 주최한 '에너지ICT 워크숍'에서 발표를 맡았다.

국내 스마트 에너지 산업 환경이 한국전력공사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는 등 규제 혁파가 지지부진한 반면, 미국에서는 여러 IT 기업이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는 게 송 교수 설명이다.

송민정 한세대학교 교수

첫 사례는 흔히 전기자동차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했다. 같은 해 남태평양에 위치한 타우 섬에서 사용되는 전체 전력을 태양광 패널과 테슬라의 저장 배터리로 공급하겠다는 태양광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송민정 한세대학교 교수는 테슬라가 전기차 보급과 함께 가정용 전기 배터리 '파워월'을 유통,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웃 간 전력 거래를 가능케 하는 등 테슬라는 사업 모델을 홈에서부터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경우 네스트가 같은 역할을 한다. 네스트는 인수 초기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지난 2월 다시 구글과 통합됐다.

이는 네스트가 주요한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으로 우뚝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란 게 송민정 교수의 해석이다. 네스트와 구글과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생태계에 다양한 업계의 플레이어를 신속히 포섭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네스트는 사업 초기부터 오픈 API 전략을 통해 자사 중심의 스마트 에너지 생태계 형성을 촉진했다. 에너지 회사와의 협업 관계를 늘려갔다. 송 교수에 따르면 현재 네스트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는 1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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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정 교수는 결론적으로 "국내 스마트 에너지 기업도 네스트와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의 뜻보다는 국내 규제 환경에 대한 질책에 가깝다.

송 교수는 "꼭 네스트일 필요 없이 더 나은 플랫폼이 생기면 갈아타면 된다"며 "넷플릭스와 협업해 득을 본 JTBC가 유사한 사례다. (국내 마땅한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규제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