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 소문만 무성하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를 공식화했다. 지난 해 4월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개발 사실을 밝힌 지 1년 3개월만이다.
니콘은 2011년 1인치 센서를 탑재한 니콘1 V1 출시 이후 2015년 니콘1 J5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해 왔다. 그러나 대형 센서를 탑재한 소니 알파, 캐논 EOS M 등 타사 제품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니콘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반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초반 렌즈 부족 현상과 심하게 소니로 쏠린 국내 시장 상황이 걸림돌로 꼽힌다.
■ "소비자는 1인치 미러리스를 원하지 않는다"
니콘은 2011년 '프리미엄·하이브리드 카메라'를 앞세워 첫 미러리스 카메라인 니콘1 시리즈를 출시했다. 그러나 파나소닉·올림푸스 등이 먼저 선보인 마이크로포서드 규격(17.3×13mm)에도 못 미치는 1인치 센서(13.2×8.8mm)를 탑재한 것이 문제였다.
이는 사용 편의성이나 결과물보다는 숫자에 더 민감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APS-C(23.6×15.7mm) 센서 이하의 센서를 탑재한 제품은 파나소닉·올림푸스와 펜탁스 등 일부 회사 뿐이다.
일본 현지 업계 관계자는 "니콘은 1인치 미러리스 카메라의 한계를 느끼고 2016년 경부터 본격적으로 더 큰 센서를 장착한 미러리스 카메라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니콘은 지난 해 4월 니콘 창립 10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고큐 노부요시 영상사업부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1인치 미러리스가 아니라는 것은 니콘도 인식하고 있다”며 "1인치 센서보다 더 큰 크기의 센서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숫자 프레임에 갇힌 니콘의 출구전략 "미러리스 센서 더 키운다").■ "니콘 풀프레임 미러리스, 두 모델 나온다"
니콘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 마운트를 적용한 니콘 FX포맷 센서 탑재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개발 중이며 여기에는 니콘 D시리즈 DSLR 카메라를 통해 길러온 노하우를 결집했다"고 밝혔다.
니콘 FX포맷 센서는 니콘 D5나 D850 등 기존 풀프레임 DSLR 카메라에 탑재되는 것과 같은 36×24mm 규격이다. 한 단계 아래인 니콘 DX포맷 센서(24×16mm)를 뛰어넘어 풀프레임 센서로 직행한 것이다.
니콘은 풀프레임 미러리스와 새 마운트를 적용한 렌즈 개발 사실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티저 동영상 이외에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오는 8월 23일 오후 1시경에 신제품 정보를 특설 웹사이트에서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니콘루머스 등 해외 매체에서는 티저 동영상을 분석해 이 카메라에 직경 50mm인 새로운 마운트가 탑재된다는 사실을 밝힌 상태다. 이와 함께 웹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던 일부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니콘루머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출시되는 신제품은 플래그십 역할을 할 4천500만 화소 제품과 2천400만 화소 제품 등 두 가지이다. 4천500만 화소 제품의 가격은 2천400파운드(약 355만원), 2천400만 화소 제품은 1천700파운드(약 252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부족한 렌즈·소니에 쏠린 시장 극복할 수 있나
그러나 니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출시되어도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먼저 완전히 새로운 마운트를 적용한 새 카메라인 만큼 이에 맞는 렌즈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심하게 소니로 기울어진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가 약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캐논 역시 EOS M 시리즈로 25~30% 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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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올림푸스가 약 26%, 캐논과 소니가 20% 가량을 확보한 이웃 일본 시장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2018년 시장조사업체 BCN 집계 기준).
업계 관계자는 "숫자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 특성상 풀프레임 등 큰 센서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