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북2, 국내 시장 첫 발...흥행은 미지수

하드웨어 품질과 경쟁 제품이 걸림돌로 꼽혀

홈&모바일입력 :2018/05/24 14:46    수정: 2018/05/24 14:47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6월 14일 국내 정식 출시할 윈도10 투인원, 서피스 북2를 공개했다. 지난 해 11월 미국 시장에 처음 출시한 후 6개월 만이다. 또 서피스 프로, 서피스 랩톱 등 서피스 제품군 중 북 카테고리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국내출시된다.

서피스 북2는 지난 달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최고의 업무용 노트북 톱5'에 선정하기도 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고성능과 효율성을 찾는 전문가가 서피스 북2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고성능 하드웨어와 특이한 구조 돋보이지만...

서피스 북2 13.5인치 모델(왼쪽)과 서피스 랩톱 비교사진. (사진=지디넷코리아)

서피스 북2는 13.5인치, 혹은 15인치 픽셀센스 터치 디스플레이와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프로세서와 최대 16GB에 이르는 메모리를 장착한 고사양 윈도10 투인원이다. 필요에 따라 화면을 돌리거나 분리해 쓸 수 있다.

외부 그래픽칩셋을 장착해 게임은 물론 혼합현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요구사항도 만족한다. 서피스 펜을 별도 구매하면 펜으로 필기와 메모도 가능하며 윈도 헬로 등 윈도10의 모든 기능을 완벽히 활용할 수 있다.

내장 SSD 연속 쓰기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작은 본체 안에 많은 기능을 넣다 보니 생기는 문제점도 있다. 먼저 키보드 바로 아래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이 장착되어 장시간 쓰다 보면 키보드 위로 열이 올라온다. 내부에서 생기는 발열을 키보드 위쪽의 통풍구로 내보내는 구조 탓이다.

내장된 SSD의 읽기/쓰기 성능도 고성능을 내세운 것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다. 연속 읽기 속도는 2.5GB/s를 가뿐히 넘어 서지만 연속 쓰기 속도는 300MB/s에 못 미친다. 대용량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시 빠른 반응 속도를 기대하는 소비자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 전문가용 제품에 걸맞지 않게 떨어지는 품질

서피스 북2가 넘어야 할 문제는 또 있다. '전문가용 고성능 제품'이라는 컨셉에 걸맞지 않게 떨어지는 하드웨어 품질과 통과 의례처럼 겪게 되는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완성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프로4 출시 이후 3년이 지나 리콜에 들어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15년 출시된 서피스 프로4는 초기 드라이버 문제로 화면 꺼짐과 블루스크린 문제를 겪었다. 이 문제는 출시 이후 펌웨어와 그래픽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수 차례 거치고 나서 간신히 해결됐다. 초기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버 문제가 사라진 것은 지난해 출시된 뉴 서피스 프로부터다.

하드웨어 품질도 서피스 제품군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프로에 제공된 전원 코드가 발화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2016년 리콜을 실시했다. 서피스 프로4에서는 화면이 깜빡이다 먹통이 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고됐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겪은 미국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에 나섰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구입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모든 제품을 무상 교환하는 늑장 대응에 나섰다.

■ "문제 생겼을 때 해결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서피스 제품을 처음 접한 소비자들이 다음 제품으로 다시 서피스를 선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롯데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 특화 코너가 있지만 정작 현장의 판매원들이 적극적으로 서피스를 권하지도 않는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트북9이나 LG전자 그램과 달리 서피스 시리즈는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빠른 시간 안에 직접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이 없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장에 소비자가 계속 찾아오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서피스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 시장 겨냥한 제품

결국 서피스 북2는 특이한 형태의 노트북을 찾는 이들, 혹은 서피스 시리즈가 지닌 단점을 감수하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이외에는 판매하기 쉽지 않다. 유통업체 정보를 종합해 보면 서피스 시리즈는 매번 출시때마다 2-3천대가 안 될 정도로 판매량도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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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분리되거나 회전하는 컨셉의 제품은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화면이 분리되거나 회전하는 비슷한 컨셉의 제품도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와있다. 레노버는 화면을 360도 돌려 원하는 형태로 쓸 수 있는 요가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HP 역시 비슷한 컨셉의 스펙터 x360을 매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국내 직접 서비스센터를 운영중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 시장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고객에게는 가장 저렴한 인텔 8세대 코어 i5 모델(194만원)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 고객은 인텔 8세대 코어 i7 모델부터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