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수준의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탑재 차량들이 이제는 흔해졌다. 한 때 대형 고급 럭셔리 세단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준대형 중형 소형 등 다양한 차급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2단계 반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기준으로, 평균 30초 내외 시간동안 운전자가 가속브레이크 페달이나 스티어링 휠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차량 스스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 조작을 하지 않는 것을 감지한다면, ‘핸들을 잡으세요’ 같은 경고 메시지와 경고음을 띄운다.
완전 자율주행보다는 운전자의 주행 피로도 줄일 수 있는보조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스마트카 개발 흐름이 빨라지면서, 2단계 수준을 넘어 3단계에 거의 근접한 반자율주행 기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업체마다 3단계 반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연구도 한창이다.
3단계는 운전자가 전방 시선을 유지하면서, 시간 제한 없이 특정 도로에서 반자율주행을 즐길 수 있는 단계다. 업계에서는 3단계 반자율주행 기술이 일반 도로보다 고속도로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출시 차량에 탑재된 반자율주행 기술 중 3단계에 근접한 차량은 현대기아차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DA)과 테슬라 오토파일럿 등으로 나눠진다. 해외에서는 GM이 캐딜락 CT6에 최초 적용한 ‘슈퍼크루즈’가 3단계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고속도로에서만 주행할 수 있는 HDA는, 초기에는 약 1분~2분 정도만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아차 스팅어, 제네시스 G70,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기아차 THE(더) K9 등이 출시되면서 HDA의 자동 운전 가능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가 자체 측정한 결과, 현대차 신형 싼타페는 인천대교 고속도로에서 약 6분 14초간 스스로 운전했다. 또 LFA(Lane Following Assist) 기능이 더해진 기아차 더 K9은 경기도 하남 미사IC부터 남양주 톨게이트까지 약 6km 구간동안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현대기아차는 계속해서 HDA 기능을 개선할 방침이다. 내년 초부터 출시될 제네시스 차량의 경우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면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한 ‘HDA2'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만일 HDA 기술에 대한 사고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면, 3단계 수준의 HDA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은 국내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시속 80km/h 제한 속도인 자유로(간선도로)에서 약 2분간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오토파일럿은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안정감이 있었지만, 좁거나 커브가 많은 도로에서는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오토파일럿의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테슬라 이용자 오너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테슬라가 최근 ‘2018.10.4.’ 소프트웨어를 국내외 차량 소유자들에게 배포한 후 오토파일럿은 고속주행 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의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해졌다.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시간이 길고,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이 가능해지면서 3단계 수준의 오토파일럿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상=테슬라 오토파일럿 자유로 주행 장면
*영상=6분14초동안 스스로 주행한 HDA 탑재 신형 싼타페
■티볼리, 현대모비스 엠블리 등...3단계 자율주행 시험운행차 공개
현대차와 테슬라 등이 3단계 자율주행 기술에 근접하는 기술을 내놓았다면,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IT 업체들은 시범운행을 통해 3단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임시운행을 신청하고 인증시험을 통과해 자율주행 레벨 3의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티볼리 에어 기반 자율주행차로 국내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의 도로 인프라와 통신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모비스는 19일 전방 카메라 1대, 레이더 5대, 라이다 1개, 초음파 센서 12개, 서라운드뷰 모니터링 4개 등 독자 개발한 자율주행차용 센서가 탑재된 ‘M.BILLY(엠빌리)’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기아차 K5를 기반으로 한 엠빌리 자율주행차는 우선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보다는 3단계 반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전념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미시건주, 독일 등 글로벌 차원의 테스트를 진행해 시범운행 범위를 넓히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도 나섰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8일 국내 수입차 업계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내 실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실도로에 투입시킬 차량은 아우디 A8이다. 이 차량은 차선 유지 보조(Lane Keeping Assist), 예측효율시스템이 결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Predictive Adaptive Cruise Control),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Adaptive Cruise Assist), 속도 제한(Speed Limiter), 전방 추돌 경고(Front Collision Warning)와 같은 반자율주행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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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아우디 A8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으로 반자율주행 기술인 ‘트래픽 잼 파일럿’을 점진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3단계 기술로 막힌 도로 교통 상황에서도 자동운전이 가능하다. 또 국내 도로 및 교통환경 빅데이터를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오는 2022년 3단계 반자율주행 기술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 업계에서도 2030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으려면 비슷한 시기에 3단계 수준의 반자율주행 구현 가능 차량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