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자율주행차를 경계하는 마음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이나 도쿄에서는 모든 사람이 지하철을 탑니다. 자율주행차가 내 문제를 해결해 준다기 보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것처럼 다가올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과 일본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두려움이 큰 이유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인텔 테크 토크: 자율주행의 미래'에서 영국의 경제 연구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마이클 골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디터는 "한국과 일본은 자율주행차를 주저하고 꺼리는 경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유독 한국과 일본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경계심이 큰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골드 에디터는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특별히 보수적이어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중교통이 잘 발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골드 에디터는 직장인의 출퇴근 길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에게 하루 중 가장 귀찮은 순간이 언제냐고 물으면 누구나 차로 출퇴근하는 시간이라고 답한다"며 자율주행차에 기대하는 효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물론 한국도 출퇴근 문제가 있지만, 대중교통이 주요 수단이다보니 자율주행차 소식을 들어도 내 출근 문제를 해결해주리란 생각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경계심이 큰 근거로는 딜로이트가 전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은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81%로 가장 높았다. 일본(79%) 역시 2순위로 미국(74%)·영국(73%)·독일(72%)·프랑스(65%)·인도(64%)·중국(62%) 등의 주요 국가보다 높았다.
관련기사
- 인텔 "5G 강국 한국, 자율주행차 경쟁력 크다"2018.04.19
- 현대모비스 독자개발 자율차 글로벌 테스트 개시2018.04.19
- KT, 5G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 상용화 추진2018.04.19
- 中, 세계 첫 자율주행 도로 청소트럭 운행2018.04.19
올해 조사에서 이 수치는 한국 54%, 일본 57%로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타 국가에 비해 높았으며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절반을 넘는 나라도 벨기에(50%)를 포함해 3개국에 불과했다.
골드 에디터는 "올해 조사결과는 최근 있었던 우버 사건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2019년 이 수치가 다시 치솟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8일 미국에서 일어난 우버 보행자 사망 사고가 자율주행차에 회의적인 여론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