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자율주행차 공포 커"...왜?

해외 전문가 "대중교통 발달한 탓...미국보다 기대효용 적어"

카테크입력 :2018/04/19 18:03

박병진 기자

"한국과 일본은 자율주행차를 경계하는 마음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이나 도쿄에서는 모든 사람이 지하철을 탑니다. 자율주행차가 내 문제를 해결해 준다기 보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것처럼 다가올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과 일본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두려움이 큰 이유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인텔 테크 토크: 자율주행의 미래'에서 영국의 경제 연구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마이클 골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디터는 "한국과 일본은 자율주행차를 주저하고 꺼리는 경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EIU 마이클 골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디터가 19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인텔 테크 토크: 자율주행의 미래'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간담회가 끝난 후 유독 한국과 일본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경계심이 큰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골드 에디터는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특별히 보수적이어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중교통이 잘 발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골드 에디터는 직장인의 출퇴근 길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에게 하루 중 가장 귀찮은 순간이 언제냐고 물으면 누구나 차로 출퇴근하는 시간이라고 답한다"며 자율주행차에 기대하는 효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물론 한국도 출퇴근 문제가 있지만, 대중교통이 주요 수단이다보니 자율주행차 소식을 들어도 내 출근 문제를 해결해주리란 생각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경계심이 큰 근거로는 딜로이트가 전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은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81%로 가장 높았다. 일본(79%) 역시 2순위로 미국(74%)·영국(73%)·독일(72%)·프랑스(65%)·인도(64%)·중국(62%) 등의 주요 국가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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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사에서 이 수치는 한국 54%, 일본 57%로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타 국가에 비해 높았으며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절반을 넘는 나라도 벨기에(50%)를 포함해 3개국에 불과했다.

골드 에디터는 "올해 조사결과는 최근 있었던 우버 사건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2019년 이 수치가 다시 치솟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8일 미국에서 일어난 우버 보행자 사망 사고가 자율주행차에 회의적인 여론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