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블록체인 예산이 142억이라는데 너무 적다."
"해외에서 암호화폐 공개(ICO)를 하면 50~60억을 그 나라에 주고 오게 된다. 국부유출이 엄청나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블록체인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의 블록체인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블록체인 육성을 위한 기술개발, 인재양성, 산업발전 등 제반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KAIST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더불어민주당), 송희경(자유한국당), 오세정(바른미래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는 정부가 진행하는 블록체인 육성 사업의 예산규모 및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패널로 참석한 서영일 KT 블록체인센터장은 "정부 블록체인 육성 예산이 142억이라고 하는데 너무 적은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올해 블록체인 기술개발과 시범사업에 총 142억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예산 보다 2~3배 늘어난 규모지만 "올해를 블록체인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크다.
서 센터장은 대기업이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고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대기업이라고 참여를 제한하지 말고 대기업이 자본력을 가지고 먼저 투자하고 중소기업과 함께 상생하면서 개발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내놓은 블록체인 신규 사업을 보면 '하이퍼레저(리눅스재단 주도 오픈소스 블록체인 플랫폼)를 써야 한다고 못 박아 놓고 있다"며 개발 업체의 자율성을 제안하는 사업 방식을 비판했다.
ICO에 대한 규정이 없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모두 스위스,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ICO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회 위원장은 "블록체인 신대륙이 생겼고, 이미 전체 시가 총액이 300조에 이르렀다. 세계 경제의 10%다. (ICO를 허용해서) 이 대륙에 돈 가진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와서 돈을 마음껏 쓰게 해주고 우리 젊은이들이 가서 그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이사장도 "ICO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50~60억 정도다. 법인 설립 비용에 고문단 구성, 홍보마케팅, 현지 사무실 운영, 법인세까지 합해 보면 이정도 된다. ICO를 규제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줘야 이 엄청난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김용대 KAIST 교수(정보보호대학원)는 ‘블록체인 기술과 인재양성’이란 주제로 향후 필요한 기술개발과 인재양성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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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SK텔레콤 블록체인 사업개발 유닛 오세현 전무는 ‘블록체인 산업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 기능과 산업 영역별 활용 가치에 대해 발표한 후 기업 자발적인 기술과 시장의 발전을 위해 규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정책 수립에 대한 필요성을 제언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축사를 통해 “전 세계는 블록체인 기술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 패러다임과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국가적 전략이 시급하다”며 “이러한 시점에서 과학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KAIST의 역할이고 또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향후 정부정책을 결정하는데 크게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