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올해 적자 탈출?...출시 전략 수정

"카메라·오디오 등 멀티기능 확대...혁신에 승부수"

홈&모바일입력 :2018/01/25 18:59    수정: 2018/01/26 09:03

무려 11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LG 스마트폰 사업부가 사용하기 쉽고 혁신성을 가미한 차기작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분기 적자 탈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LG전자가 삼성전자나 애플과 무분별한 제품 출시 경쟁보다 실속 있는 제품과 플랫폼·핵심부품 공유, 타이밍 전략 등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LG전자는 G6 후속작인 올해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올 상반기 중 출시, 흑자 전환의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본부 기획관리담당 서동명 담당은 25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G6의 후속 제품은 경쟁사의 출시 일정과 상관없이 충분히 준비할 예정"이라면서 "상반기 내에는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차기 플래그십 제품은 완성도와 시장의 환경을 고려해 고객이 인정하는 제품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LG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와 오디오 등 멀티 기능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게 사용하기 쉽고 혁신성을 높인 제품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LG G6' (사진=LG전자)

G6 후속작 상반기 중 공개될 듯…'터닝포인트' 기대

서 담당은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 대비 나빠지지 않고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면서 "롱테일(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들) 전략과 보급형 모델로 매출을 최대한 높이겠다. 경영 효율화와 지속적 플랫폼 전략으로 사업경쟁력과 수익성 지속 제고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LG전자에 따르면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총 영업손실은 7천172억원을 기록했다. 또 MC본부는 지난 2015년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 기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V30'은 전작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LG의 '효자폰'으로 등극할 뻔 했지만, 경쟁사의 전략 모델의 그늘에 가려 직전분기 대비 9%의 매출 신장만을 이끌어내는 데 그쳤다.

MC사업본부의 실적 기록은 분기 마다 들쭉날쭉하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지난해 1분기 37억원의 이익을 낸 MC본부는 2분기엔 1천324억원, 3분기엔 3천7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까지의 연간 영업손실은 무려 7천172억원이다. 세간에 'LG전자는 가전에서 번 돈을 휴대폰으로 바친다'는 우려가 나오게 된 이유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11월 MC사업본부장을 전격 교체하는 등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후속작을 공개하려던 계획도 미뤘다. 이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시 정비해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열린 ‘CES 2018’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LG전자의 ‘올레드 협곡’.(사진=LG전자)

美 세이프가드 영향 미미…OLED TV엔 '기대감'

이날 LG전자는 미국이 최근 결정한 국내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생활가전(H&A)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공장 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안팎으로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 H&A사업부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영향으로 미국 시장 수익성에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그 비중이 전체 사업에서 크지 않아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H&A사업부의 경우, 올해 환율과 원자재 인상 등 리스크가 있지만 계속 대응을 해 왔다. 건강가전, 신성장 제품, 프리미엄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환경 악화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발동과 관련해 테네시 공장을 올해 3분기 말 내지 4분기 초에 가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부품 관세의 경우 전체적으로 보면 세탁기 사업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올해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 이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규모가 5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도 나왔다.

LG전자는 HE사업부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비중을 얼마나 갖고 갈 것인지가 수익성의 키(key)"라며 "OLED TV는 지난해 2016년 대비 판매량이 두 배 증가했고 이어 올해에도 상당폭의 숫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이 되면 OLED TV 시장 규모는 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본사. (사진=지디넷코리아)

B2B사업 강조한 LG전자…"역량 강화에 총력"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새롭게 등장한 사업부가 있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설립한 B2B사업본부다. LG전자에 따르면 B2B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B2C 사업과 같거나 이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오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부터 기존 4개 사업본부에 B2B사업본부를 추가해 총 5개 사업본부가 질의응답을 진행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금 시점에 B2B 사업본부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한 연구원의 질문에 "노하우와 경쟁력을 한군데로 모으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B2B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쪽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B2B사업본부는 과거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본부 시절부터 축적된 노하우와 경쟁 역량을 한군데로 모으기 위해 설립됐다"면서 "자동차부품, 시스템에어컨, 가정용 모터, 태양광 모듈 등의 사업영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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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61조3천96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84.5% 증가한 2조4천685억 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천66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52억 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조9천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조7천777억 원 대비 14.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