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정부에 청탁했느냐는 특검의 기습 질문에 허탈한 웃음을 내보였다.
이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평택공장 건설 과정에서 청와대에 청탁하지 않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15조원이나 들여 공장을 지었고, 이 공장에 대해 잘 안다"면서 "지자체나 해외에서 저희에게 청탁을 하지, 저희가 거꾸로 청탁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 내용을 근거로 "평택공장 건설 당시 땅값과 전력공급 문제 등을 정부에 청탁한 것이 아니냐"면서 "당시 건설부지가 문제가 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이날 특검이 삼성 측에 특혜 의혹으로 제기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은 15조원이 투입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장은 지난 2015년 착공돼 올해 초 완공됐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은 피고인 신문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0차 독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0차 독대'는 1심 판결에서 인정된 세 차례(2014년 9월15일, 2015년 7월25일, 2016년 2월15일) 이외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남을 가졌다는 특검의 주장을 뜻한다.
이 부회장은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0차 독대가 있었을 것으로 제기한 지난 2014년 9월 12일에 부친인 이건희 회장 병문안을 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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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경비보안업체 '에스원'의 사실조회 기록을 근거로 "이 부회장이 그 날 오후 2시 20분 삼성 서초사옥에서 출차(出車)한 후 기록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과 면담을 하러 간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통상 오후 1시쯤 주무시고 물리치료사들이 2시쯤 와서 운동시켜서 (이 회장이) 당시 운동하는 것도 봤다"며 "부친께서 5월께 쓰러지신 후 당시에 4개월 밖에 안 됐을때여서 자주 병문안을 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