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공소장에 朴 독대 내용 추가…삼성 반발

"안봉근 진술이 증거" vs "신빙성 없어" 공방 치열

디지털경제입력 :2017/12/22 14:3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안가에서 한 차례 더 단독 면담을 했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안가 독대는 없었다"며 특검 측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2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등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안가에서 한 차례 더 단독 면담을 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李-朴, 1차 독대 전에 한 번 더 만나" 특검 주장 받아들여져

이날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이에 대해 쌍방의 충분한 공방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부인한 걸로 밖에 변론을 못하고 있다"고 공소장 변경 이유를 밝혔다.

앞서 특검은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진술을 근거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두 사람이 사흘 뒤인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만났다(1차 독대)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한 안 전 비서관은 "2014년 하반기 이 부회장을 청와대 안가로 안내했지만, 시기는 정확히 기억하지 않는다"며 "당시 이 부회장으로부터 명함을 건네 받아 이 부회장의 전화번호를 저장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한 차례 더 독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특검 측 주장을 반박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당사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당시 그런 단독 면담은 기억에 없다고 하고, 삼성 내부자료에도 흔적이 없다"며 "이 부회장의 명함엔 전화번호가 적혀있지 않아 안 비서관의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 경호처에 안가를 출입한 차량의 기록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 차량의 안가 출입 여부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제공=뉴스1)

재판부 '갤S5·노트4 특혜' 특검 의견서에 "심판 대상 아냐"

한편, 이날 삼성 측은 특검이 제출한 삼성전자 휴대폰을 의료기기에서 제외한 것이 그룹 현안 때문이었다는 내용의 의견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특검은 지난 4일 재판에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를 의료기기에서 제외해 달라는 청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특검은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를 의료기기에서 제외하는 문제가 삼성그룹의 현안이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시에 따르면 심장박동 센서가 장착된 기기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의 경우 의료기기에서 제외되는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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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은 재판부에 "특검이 이 내용을 당당하게 공소장 변경에 포함하지 않고 슬그머니 심판 범위로 밀어 넣었다"며 "이는 곧 공소장 임의 확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심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갤럭시 휴대폰과 관련된 부분은 이 사건에서 심판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의견서만으로 공소장이 변경되는 일은 없다"고 삼성전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