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공공SW사업 혁신

과기정통부 발표에 업계 "약하다" 아쉬움 토로

컴퓨팅입력 :2017/12/18 15:14    수정: 2017/12/20 00:34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7월부터 준비해 마련한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 혁신 방안'을 두고 업계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적어도 10년 이상 지적돼 온 고질적인 문제를 풀기엔 제시된 해결책이 약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SW산업 육성을 위한 공공SW사업 혁신 방안'을 심의·확정했다.

혁신 방안에는 ▲공공SW사업 제안요청서(RFP) 요구사항 명확화 ▲적정대가 지급 없이 과업 변경·추가 관행 개선 ▲원격지 개발 활성화 ▲SW사업 산출물에 대한 기업 활용 촉진 ▲공공SW사업의 민간시장 침해 방지 및 상용SW유지관리요율 상향 등이 포함됐다.

RFP 명확화·과업 변경 적정대가 지급 좋은데...추가 예산은 어떻게?

이 중 업계는 RFP 명확화와 과업 변경 시 적정대가 지급을 매우 시급한 문제로 지적해 왔다.

공공SW사업은 원래도 이익률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불명확한 RFP로 요구사항이 자꾸 추가되고 대가도 지불되지 않아 손해를 보고 사업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혁신안의 해결책은 처음부터 요구사항이 변경되지 않도록 RFP를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안서 요청 사전심사제를 도입해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보완하도록 하고, 과업범위 확정 및 변경승인 등을 심의하기 위한 기관별 과업심의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혁신방안 구성에 실무를 맡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는 "과업 변경을 제멋대로 못하게 만들어서 변동성을 최소화하자는 데 가장 큰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과업이 변경·추가 됐을 경우 추가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과업 변동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실제 과업 변동보다 대가 지불없이 과업 수행을 요구해 온 관행이 업체들에 더 큰 고통이었다.

한 IT서비스업체 대표는 "과업이 추가 변경이 됐을 때 예산도 늘릴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건설사업은 가능한데 건설보다 무형의 것을 다루기 때문에 이런 장치가 더 필요한 SW사업엔 왜 없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격지 개발 활성화 환영하지만...또 상호 협의?

이번 혁신안에는 또 원격지 개발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원격지 개발 허용은 최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IT업체들이 가장 큰 목소리로 요구한 사안이기도 하다.

개발자들을 지방에 상주시키는 데 비용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사무실 임대, 숙소 임대, 출장비 지원, 교통비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개발자 한 두 명이 아니라 30~50명의 몇 달 치 체재비를 감당해야 한다.

이렇게 발생한 비용은 사업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업체 마진에서 제할 수 밖에 없다. 업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혁신안에 제시안 해결책은 이렇다. 작업장소는 원칙적으로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또, 보안요건 준수가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가칭)‘원격개발 근무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용역계약법에도 SW사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장소를 '원칙적으로 상호 협의하여 정한다'고 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어떤점이 개선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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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상호 협의하라고 하면 하면 발주자 뜻을 거스를 수 있는 사업자가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원래 되어 있던 것에서 뭐가 바뀐 건지 모르겠다"며 "작업 장소에 대해선 사업자가 원칙으로 결정 하고 상황에 따라 협의한다는 식의 강력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