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의 서버 시장 1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 2위 업체 델EMC와의 판매량 격차가 확 줄었고, 부동의 선두였던 매출 규모도 하락세다.
지난달(11월) 30일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IDC의 2017년 3분기 서버 시장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사별 서버 출하량면에서 델EMC와 HPE가 공동 1위, 레노버와 인스퍼와 슈퍼마이크로와 화웨이가 공동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문보기]
우선 3분기 전체 서버 출하량(비중)은 267만1천대(100%)였다. 그중 델EMC가 50만3천대(18.8%), HPE가 50만1천대(18.8%)로 오차범위내 동률을 기록했다. 레노버는 15만2천대(5.7%), 인스퍼는 14만9천대(5.6%), 슈퍼마이크로는 13만7천대(5.1%), 화웨이는 13만3천대(5.0%)였다. 기타 제조사가 42만8천대(16.0%)였다. 단일 항목으로는 ODM 제조 규모가 66만8천대(25.0%)로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델EMC보다 출하량이 적긴 하지만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HPE가 여전히 판매량 1위 업체임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HPE의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1년전인 2016년 3분기 HPE의 출하량은 51만대로, 거의 이번 분기와 같다. 하지만 제자리 걸음이 아니다. 전년동기 전체 서버 출하량(비중)은 240만3천대(100%)였고, 1년만인 이번 분기에 11.1% 증가했다. 기타 및 레노버를 제외한 5위권 경쟁사 모두 증가세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또 3분기 전체 시장 규모(비중)는 169억8천만달러(100%)였다. HPE는 그중 33억2천만달러(19.5%)로 1위를 지켰다. 델EMC는 30억7천만달러(18.1%)로 2위였다. IBM은 10억9천만달러(6.4%), 시스코는 9억9천만달러(5.8%)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레노버는 8억6천만달러(5.1%)로 5위가 됐다. 기타 제조사가 35억3천만달러(20.8%)였다. ODM 제조부문 매출이 41억2천만달러(24.3%)로 역시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 추이에서도 HPE의 불안한 입지가 드러났다. 1년전인 2016년 3분기 전체 서버 시장 규모(비중)은 141억6천만달러(100%)였다. HPE의 서버 매출은 33억6천만달러(23.7%)였다. 당시 20% 언저리인 기타 제조사 및 ODM 제조부문 매출보다도 높았다. 그런데 전년동기대비 19.9% 커진 올해 3분기 전체 시장에서 HPE의 매출은 오히려 1.1% 줄었다. 역시 기타 및 레노버를 제외한 5위권 경쟁사의 매출 신장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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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시장에서 HPE의 이상신호가 완전히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지난 6월말 발표된 IDC 2017년 1분기 서버 시장 조사결과에서도 드러난 바다. 당시 서버 출하량(점유율) 집계 결과에서도 HPE는 46만대(20.8%)로 델EMC의 46만5천대(21.0%)와 오차범위내 동률 1위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에서도 델EMC가 2소켓 서버 시장에서 선전해 HPE를 따돌리고 처음으로 판매량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세계 서버 시장이 규모가 지난 1~3분기 각각 118억1천만달러, 157억2천만달러, 169억8천만달러로 기록될 때 HPE의 분기별 매출 점유율은 24.2%, 21.3%, 19.5%였다. 이것만 놓고 보면 HPE의 입지는 하향세고, 1위 수성이 위태로운 분위기다. 달리 볼 여지는 없을까. 있다. 시장흐름과 별개로, 1~3분기 HPE의 전년동기대비 매출 증감률은 -15.8%, -8.4%, -1.1%를 기록했다. 과거의 부진을 극복해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