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저 클라우드 저변 확대를 위해 서버 가상화 영역의 경쟁사 VM웨어의 기술까지 끌어안았다.
MS는 지난 21일 공식블로그에 "MS애저를 사용해 여러분의 VM웨어 환경을 변신시키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원문보기] 포스팅은 기업이 VM웨어 가상화 기술로 운영하던 애플리케이션을 MS애저 환경에 쉽게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VM웨어 가상화 기술을 쓰는 이들에게 MS가 제시한 신기능은 VM웨어 버추얼라이제이션 온 애저(VMware virtualization on Azure), 애저 마이그레이트(Azure Migrate), VM웨어 워크로드와 애저 서비스 통합(Integrate VMware workload with Azure services), 3가지다.
■MS애저 이름을 단 베어메탈 VM웨어 스택 코로케이션
우선 VM웨어 버추얼라이제이션 온 애저는 그 이름처럼 애저 클라우드 환경에서 VM웨어 서버가상화 기술을 사용한 VM웨어 가상화 인프라를 호스팅하는 기능이다. 이는 MS의 자체 서버가상화 기술인 '하이퍼V'를 쓰지 않는 기업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환경까지 MS애저 수요층으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MS는 애저 클라우드에서 하이퍼V 대신 VM웨어 서버가상화 기술을 지원하기로 한 배경은 뭘까. 애저 클라우드로 막바로 옮기기 까다로운 일부 VM웨어 워크로드가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워크로드는 VM웨어 기반의 가상머신과 애플리케이션을 애저 클라우드로 옮기는 게 아니라, 해당 VM웨어 스택 자체를 MS의 애저 클라우드 하드웨어에서 구동하는 '중간단계(intermediate step)'를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MS의 코레이 샌더스 애저 컴퓨트 담당 디렉터는 "현재 프리뷰 버전인 VM웨어 버추얼라이제이션 온 애저는 애저 하드웨어 기반의 온전한 VM웨어 스택을 구동하며 다른 애저서비스와 코로케이트된 베어메탈 솔루션"이라며 "우리는 이 제공사항을 VM웨어 인증 프리미어 파트너와 함께 제공하며 내년중 정식(GA) 서비스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VM웨어 버추얼라이제이션 온 애저가 기업에게 일반적인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가 제공하는 비용절감이나 민첩성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미 애저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한 기업이 VM웨어 가상화 기술에 의존하고 있던 인프라로 발목을 잡히는 일은 덜어줄 수단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애저와 경쟁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자사 퍼블릭클라우드 인프라에서 VM웨어 스택을 구동하는 'VM웨어 클라우드 온 AWS'를 지난해 소개했고 [☞관련기사] 지난 8월말 정식 출시했다. [☞관련기사]
■VM웨어 기반 멀티서버 애플리케이션 비용 최적화 툴
애저 마이그레이트도 온프레미스 VM웨어 인프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옮기는 신기능이다. 다만 VM웨어 스택 자체를 옮기는 VM웨어 버추얼라이제이션 온 애저와는 접근 방법이 다르다. 여러 서버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묶어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한 리소스 발견, 이전, 최적화, 3단계 과정을 지원한다.
리소스 발견(discovery) 단계에선 애플리케이션간의 의존성을 시각화해 보여 준다. CPU, 메모리, 디스크, 네트워크 등 자원의 소비량을 파악함으로써 적정 크기의 애저 클라우드와 가상머신 자원에 이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이전(migration) 단계에선 온프레미스 애플리케이션을 몇 단계 클릭으로 애저 환경에 옮겨 준다. 이 때 VM웨어 가상화 기반 윈도서버 및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을 단시간에 옮겨 주는 '애저사이트리커버리(ASR)'와 SQL서버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애저 SQL 데이터베이스'에 곧바로 이전하는 '애저 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 서비스'를 동원한다.
최적화(Resource & Cost Optimization) 단계에는 애저에 이전된 애플리케이션에 따른 소요 자원 및 가격을 추적하고 예측해 준다. MS가 인수한 클라우딘(Cloudyn)의 기술을 활용한 무료 서비스 '애저 코스트 매니지먼트'를 동원한다.
샌더스 디렉터는 이런 애저 마이그레이트를 통해 기업이 멀티서버 인프라에 걸쳐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옮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타 클라우드 업체도 애플리케이션 단위의 이전을 지원하지만, 애저 마이그레이트처럼 여러 서버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의 복잡성을 고려해 주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MS애저, VM웨어 온프레미스-클라우드에 맞춰 쓰라
VM웨어 워크로드와 애저 서비스 통합 기능은 앞서 소개한 2가지와 성격을 달리한다. VM웨어 인프라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옮긴다기보다는 그에 맞물려 돌아가는 보조 서비스를 애저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즉 기업이 앞서 운영 중인 VM웨어 워크로드를 이전하거나 새로 배치할 필요 없이 애저 클라우드를 추가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성격이다.
MS는 VM웨어 가상화 서버 애플리케이션의 백업, 재해복구(DR), 시스템 업데이트 및 구성관리, 로그분석을 통한 보안 인텔리전스를 위해 애저 클라우드의 각종 서비스를 연결해 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애저 백업, 재해복구용 ASR, 업데이트 및 컨피규레이션 매니지먼트, 애저 로그 애널리틱스를 사용한 애저 시큐리티 센터 및 운영인텔리전스 등이 그런 서비스다.
샌더스 디렉터는 "아무런 이전 및 배포 작업 없이 VM웨어 워크로드와 함께 사용해 전체 환경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아울러 잘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애저 서비스가 많다"면서 "VM웨어 v리얼라이즈 오토메이션 콘솔을 사용하는 퍼블릭클라우드 환경에서 애저 리소스까지 관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MS가 이런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데이터센터 가상화 시장에서 VM웨어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이 현실적으로 퍼블릭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게 간단치 않은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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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디렉터는 "우리는 클라우드에서 여러분의 전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게 불가능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며 "여러분은 느린 레이턴시, 규제, 컴플라이언스 요구 충족 등을 위해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온프레미스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동해야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클라우드에서 VM웨어 가상화 스택을 돌리는 것만으로 하이브리드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MS가 애저 데이터센터에서 VM웨어 가상화 스택을 정식 지원할 경우 그만큼 하이퍼V 가상화기술 기대수요는 줄어 든다. 하지만 MS는 자체 가상화기술의 점유율을 높이기보다는 프라이빗과 퍼블릭클라우드를 연계한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수요를 선점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영역에서 AWS와의 경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