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과징금 폭탄'맞은 구글, 어떻게 될까

90일내 시정해야…'광고상품 우대' 조치 없애야

인터넷입력 :2017/06/28 08:5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이 유럽에서 사상 최대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24억6천만 유로, 우리돈으로 3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과징금 규모는 2000년대 중후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등에 부과됐던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유럽연합(EU) 행정부격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7일(현지시간) 구글이 쇼핑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면서 이 같은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90일 이내에 불공정 관행을 시정하도록 명령했다.

물론 구글은 EC 조치에 대해 항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항소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일단 시정 조치는 병행해야 한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구글이 검색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비교 쇼핑 분야에서 부당행위를 했다고 판정했다. (사진=EC)

문제는 EC가 구글에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시정하라는 지침은 내려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동안의 관례에 따르면 구글이 최대한 성의를 보인 조치를 취한 뒤 EC에 보고해야 한다. 시정 조치가 EC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엔 추가 조치를 하도록 요구받을 수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비교 쇼핑 검색 때 자회사 관련 제품에 부당한 이득을 줬다는 부분이다. 따라서 구글은 이른 시일 내에 이 부분을 시정해야 한다.

■ "현재로선 초기 모델로 회귀가 가장 유력"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유럽에선 쇼핑 기능을 초기 모델로 회귀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구글이 유럽에서 쇼핑 검색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구글 쇼핑은 프루글로 불리다가 이후 ‘구글 프로덕트’로 이름이 바뀌었다.

구글 쇼핑은 초기엔 그냥 일반 검색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후 광고료를 지불하는 상품에 한해서만 검색 결과에 표출해주는 쪽으로 바꿨다.

특히 구글 쇼핑은 현재 검색 결과 페이지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그만큼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EC가 문제삼은 건 바로 이 부분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집행 위원. (사진=씨넷)

EC는 이날 “이런 전략은 비교 쇼핑 시장의 장점 비교보다는 일반 검색 시장의 지배적 지위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구글이 EC 요구에 맞추기 위해선 광고료를 지불하는 서비스에 대해 부여해 왔던 우대 조치를 없애야만 한다. 그럴 경우 광고료 지불한 쇼핑 검색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검색 결과 밑에 노출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구글 쇼핑에 광고를 할 유인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구글로선 “지침에 따르자니 광고가 울고, 광고를 따르자니 지침이 신경쓰이는” 외퉁수에 내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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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브라우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EC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여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비슷한 고민에 빠진 적 있다. 당시 MS는 ‘익스플로러’를 뺀 윈도 버전을 유럽 시장에서 내놨다.

하지만 이후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급속하게 하락하면서 결국 지배적인 지위조차 내려놓은 전례가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