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5월 판매량이 대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부진한 판매 속 현대차 그랜저와 쌍용차 G4 렉스턴의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1일 발표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5월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 그랜저는 지난 한달간 1만2천595대가 판매돼 5개 완성차 업체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2월부터 신형 모델로 판매가 돌입된 그랜저는 출시 이후부터 5월까지 6개월 동안 1만대 넘는 월별 판매기록을 세웠다. 그랜저는 지난해 12월 1만7천247대, 1월 1만586대, 2월 1만913대, 3월 1만3천358대, 4월 1만2천549대가 판매됐다. 그랜저의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상용차 포함해 가장 많은 6만1대다.
현대차 그랜저가 6개월 연속 1만대 넘게 팔린 배경에는 스마트 센스 패키지 등 강화된 첨단 사양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최초로 현대엠엔소프트 ‘맵피오토’와도 연동되는 등 다양해진 인포테인먼트 사양 탑재도 판매량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G4 렉스턴은 쌍용차의 내수 판매율 두자릿 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대형 SUV인 G4 렉스턴은 지난 5월 한달 간 2천733대가 판매됐다. 지난 4월보다 무려 1043.5% 상승했으며, 지난해 5월 구형 렉스턴 판매(386대) 대비 608.0% 오른 기록이다.
G4 렉스턴의 초기 판매가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판매가격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G4 렉스턴의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럭셔리 3천350만원 ▲프라임 3천620만원 ▲마제스티 3천950만원 ▲헤리티지 4천510만원이다. 3천만원~4천만원대 가격으로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쌍용차의 전략은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앞으로 G4 렉스턴과 티볼리를 중점으로 내세워 판매 물량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소세 혜택 없는 올해...주춤하는 완성차 판매 시장
올해 5월은 지난해와 달리 개별소비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다. 각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5월 당시 휴가철을 맞아 대대적인 개별소비세 인하 마케팅을 펼쳤고, 그 결과는 성공리에 끝났다.
하지만 올해 5월은 다른 분위기다. 현대차는 5월 국내 6만607대, 해외 30만7천362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한 총 36만7천969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9.8% 감소한 21만9천128대가 판매됐다.
감소폭이 가장 심한 업체는 한국GM이다. 한국GM은 지난 5월 한달 간 내수 1만1천854대, 수출 3만1천231대 등 총 4만3천85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17.0% 하락한 기록이다. 르노삼성은 8.6% 하락한 2만517대가 판매됐다.
쌍용차는 지난 한달 간 총 1만2천349대가 판매돼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올랐다(11.5% 상승).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수에서 전체 라인업이 전달과 비교해 고르게 성장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6.2% 감소했다”며 “전년 같은 기간 SM6 사전계약분 대량 출고와 당시 개소세 인하에 따른 판매호조의 기저효과 탓”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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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경우 그동안 RV 모델이 판매 성장 기여에 도움을 줬지만, 올해는 RV 모델들의 판매 효과가 크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RV 모델의 판매 감소로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전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며, “주력 차종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현대자동차 SUV 라인업을 완성할 KONA(코나)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판매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