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자율차·전기차 공약, 잘 실천될까

학계 긍정적 반응...“소비자 위한 정책 필요” 지적도

카테크입력 :2017/05/12 16:06    수정: 2017/05/12 16:07

‘Smart KOREA(스마트 코리아) 구현을 위한 민관 협업체계 구축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선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1순위 공약 중 일부다.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3D프린팅,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 핵심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공약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통해 실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희망이 보인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해당 공약 자체를 너무 산업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2017 서울모터쇼 내부에 설치된 현대차 간이 슬라럼 코스를 통과중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사진=지디넷코리아)

■학계 반응 긍정적...“희망 보여”

자율주행차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학계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 위원회를 가장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위원회 설치를 통해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가 심어졌기 때문이다.

국민대 무인차량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김정하 교수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자율주행, 전기차 등 과학기술 발전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일자리가 핵심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차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신임 국무조정실장으로 임명한 것도 높게 평가했다.

김 교수는 “홍남기 신임 국무조정실장은 미래부 1차관 근무 당시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컸던 분”이라며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자율주행차 관련 정책이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만도 등에서 영상인식 분야와 자동차 카메라 관련 기술을 연구했던 기석철 충북대 스마트카 연구센터장(교수)은 “융합기술로 이뤄진 자율주행차는 앞으로 4차산업혁명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신설 예정인 4차산업혁명 위원회가 정부 관계자와 기업 관계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일관된 방향의 정책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국처럼 도전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만도의 자체 부품 기술이 탑재된 제네시스 자율주행차. 이 차량은 국토부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사진=국토교통부)

■“전기차 실제 사용자 고려 정책도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3일 예비후보 시절 전기차 보급대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언급한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의 경우, 현재 양산 단계에 와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보급 대수는 세계적으로 꼴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는 전년(223대)보다 1천583대 증가한 1천806대이지만, 아직까지 활성화 단계로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대로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30년 경유차 판매를 전면 중단시킬 방침이다. 오는 2025년부터 경유차 판매를 중지시킬 예정인 노르웨이의 정책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다.

최근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플러그앤페이’를 출시시킨 조성규 지오라인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전기차 관련 정책을 너무 산업적인 측면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사실 전기차 정책은 현재 전기차를 운행중인 소비자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동주택이 많은 편인 우리나라에 맞는 충전 인프라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가 전국 단위로 급속충전기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전기차 이용자들의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조 대표는 “가장 좋은 전기차 관련 정책을 내세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행정 부서 관계자들이 약 1년동안 전기차를 직접 타보는 것”이라며 “전기차 경험을 몸소 느껴봐야 실질적인 전기차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산역 '몰링형'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된 르노삼성 트위지, SM3 Z.E(사진=지디넷코리아)

■“부품 개발에만 몰두해서는 안돼”

문재인 정부의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의 연장선일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중 박근혜 정부 시절 발표됐던 정부의 ‘K-city' 구축은 자율주행차 연구 확대에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자율주행차 관련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연구소장은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자율주행차 부품 국산화를 위해 해당 분야에 5년동안 1천600억을 투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며 “하지만 해당 예산은 더 많은 자율주행차가 국내 도로에 주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책정되는 것이 올바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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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 때부터 나온 자율주행차 정책을 수정하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만도가 자체 개발 기술이 탑재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국토부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 자율차 도로 교통 인프라 등에 전념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 차 소장의 생각이다.

기석철 센터장은 “자율주행 관련 산업이 국내에서 크게 성장하려면 향후 5년은 바라봐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R&D 인프라, 수요조사, 인력 등을 고려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너무 안일하게 자율차 또는 전기차 산업을 이끌어 나가면 해당 산업 발전에 의지가 강한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우려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차. 도요타 프리우스 차량이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