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시대 경쟁력은 기술보단 빅데이터 기반의 문제해결능력이다."
글로벌 패션 기업 자라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 1위로 꼽혔다. 자라가 세계 최대 의류회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빅데이터 활용이다. 빅데이터로 일반인들의 기호와 바람을 파악해 신속하게 제품을 출시하는 소량다종 생산을 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서 인공지능(AI) 퍼스트 시대로 진입하면서, 산업에서 겪고 있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수학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학 알고리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팅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는 AI기술이나, 정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빅테이터 등이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게 되면서다.
19일 오전 미래창조과학부 간부회의장서 열린 '4차산업혁명과 수학'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형주 소장은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선 수학적 알고리즘이 중요하다"며 "산업수학은 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지원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최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산업수학혁신센터가 고리원자력발전소 핵연료 교체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고리원자력발전소는 18개월마다 핵연료봉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 작업은 한 달 정도 걸린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발전소 운영은 멈추게 된다. 핵연료봉 교체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발전소 운영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박 소장은 "외판원 문제(Traveling Salesman Problem, 가장 적은 비용으로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는 방법)에서 답을 얻었다"며 "수학적 알고리즘을 통해 최단 경로를 찾았고, 정비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학교 안에만 머물러 있던 수학을 학교 밖으로 꺼내기 위해 산업수학육성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수학이론과 알고리즘 등을 통해 산업 난제를 해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수학계와 산업계간 협력 생태계를 조정하며, 전문 인력 양성에도 노력중이다.
이날 미래부 HPC 조경옥 팀장은 "올해도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과 산업수학인재양성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특히 분야나 방법 제한 없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수학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과제에 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토론 자리에서는 수학이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어 빅데이터나 AI, IoT 분야 등에 고급 수학자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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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대한수학회장은 "수학 관련 인력 양성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초중고등학교 수학교육뿐만 아니라, 대학에서의 수학 교육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주재한 최양희 장관은 “AI 기술의 언어처리 등 다방면에서 수학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고, 글로벌 기업은 수학 역량을 바탕으로 원천 기술을 개발해 영향력을 확대 중”이라며,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수학과 산업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미래부도 이를 위해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