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돈되는 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

'산업수학 점화프로그램' 중간 발표회

과학입력 :2015/12/10 18:33

정부가 지난 7월부터 21개 대학에 27억원을 지원하며 '돈 되는 수학'을 만들기 위해 진행중인 '산업수학 점화프로그램'의 중간 점검 자리가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10일 오후 서울 오크우드 코엑스 호텔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대학 교수들이 수학을 활용해 어떠한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는 산업수학 점화프로그램에 참여한 21개 대학 중 과제 규모가 큰 8개 대학이 그동안의 성과와 내용,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하고 과제추진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래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내년 말까지 총 18개월 동안 27억원을 21개 대학에 지원해 금융, 의료, 정보보안,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김준석 고려대 교수는 '창의적 금융수학 전문인력 양성과 융합연구 및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발표를 통해 학생과 함께 ELS(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손해를 최소화 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은옥 건국대 교수는 바이오와 의료산업분야 산업수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기반수학과 응용수학이 융합된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집중 계절학교 프로그램 등 산업바이오수학 분야의 고급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교수는 "산업수학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겠지만, 우선 학부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췄다"며 "학부에서 어떻게 하면 산업수학 인재 양성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건국대에서는 산업계에서 필요한 산업수학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학부 교과과정에서 기반수학과 응용수학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름학교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내년 1학기부터는 '산업수학 및 실습'이라는 과목도 신설했다.

건국대는 또한 5개 기관과 MOU를 맻고 공동으로 산업수학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학과 김양진 부교수는 "STC 생명과학기업업체 연구팀과 3D 프린트를 활용해 인공장기의 암 발생 등 부작용 없는 제작을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교수는 "인공장기를 환자의 몸 속에 이식할 때, 미세환경에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 최적화된 투여량과 간격 등을 위해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적용했다"며 "이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면역체계 관련 부작용과 최적화된 면역체계 구성을 위한 편미분방정식을 동반한 하이브리드 모델 타입의 수학적 모델 적용과 효과를 분석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질병관리본부 같은 경우, 연구원을 뽑을 때 통계학쪽 전공자는 많이 있지만, 수학자는 뽑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이나 교수들의 노력으로 인해 산업바이오수학을 공부한 수학자를 뽑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장봉수 UNIST 교수는 '산업 빅데이터에 대한 수리적 연구'를 통해 사회적 문제나 관계를 수학적 방정식으로 풀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장 교수는 정부의 정책 발표가 관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고, 사회에서 왕따가 어떻게 생기는지 왕따 문제에 대한 수학적 매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인태 가톨릭대 교수는 '금융수학 산업연계시스템 구축 및 실무형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빅데이터와 핀테크는 산업수학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준엽 이화여대 교수는 "산업체와 MOU를 하지 않고, 학교라는 환경 안에서 어떻게 산업수학 연구를 진행하고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이를 위해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관련 과목을 전공교과목으로 신설했다"고 말했다.

석박사 과정에서 새로운 과목을 만드는 것 보다 학사 과정에서 한 과목을 신설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산업수학 프로그램으로 인해 산업수학과 관련된 과목이 전공교과목으로 신설되고 있다. 아주대나 서울대, 한경대 또한 인재 양성을 위해 산업수학 관련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한국외대는 산업수학점화프로그램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산업수학 알리기에 나섰다. 또한 내년 산업수학 관련 교과목을 개발했다. 학부 4학년 대상으로 산업수학 과목을 신설하고, 대학원생을 대상으로는 '핀테크를 위한 금융자료 분석', '핀테크를 위한 통계적 기계학습 과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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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는 수학 스타트업 발굴과 교수 창업을 위해 힘쓰고 있다. 김종락 교수는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수학 스타트업을 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기업들에도 활발한 지원을 위해 산업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자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옥 KAIST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산업수학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업비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대학 내 산업수학 교육 프로그램 설치와 운영지원이나 산업수학 협력센터 설립 운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