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수형 기자) 프로야구 시구자가 5G 커넥티드카를 타고 입장한다. 차량 안 시구자의 표정은 5G 통신으로 전송돼 초대형 전광판인 빅보드에 비친다. 일부 경기 관람객은 가상현실(VR) 기기로 이를 지켜본다.
지난달 31일 SK와이번스의 개막식 당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풍경이다.
야구팬들이 기다리던 프로야구 시즌에 맞춰 인천 문학구장은 5G 스타디움으로 변신했다. 4차 산업혁맹의 동맥이라 불리는 차세대 네트워크 5G가 실험실이 아니라 야구장에 구현돼 누구나 체험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프로야구 개막 3연전 기간 동안 인천 문학 구장을 대규모 5G 테스트베드로 갖췄다. 경기장 밖에도 5G 기반 테마파크를 꾸며 누구나 5G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 360라이브…색다른 야구 보는 재미
SK텔레콤은 개막 3연전 기간 동안 문학구장 1루 외야석에 VR 기기로 경기장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360 라이브 VR존을 운영했다. 테이블마다 1대씩, 총 18대의 VR 기기가 설치됐다.
포수가 저 멀리 보이는 1루 외야석이지만 VR 기기를 쓰면 투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VIP석에 앉은 것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또 홈팀인 SK와이번스의 공격 시에는 홈팀 팬들이 모여있는 1루 관중석에서 앉은 것처럼 눈 앞에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을 할 수도 있다.
경기장에 구현된 360라이브는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8대의 특수 카메라는 실시간 영상을 VR 기기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경기 시간 내내 같은 각도의 장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야구 중계를 볼 때 방송사가 의도한 장면이나 리플레이를 보는 것과 달리 경기장 안에서 여러 위치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무엇보다 이목을 끌었다.
■ 5G 커넥티드카가 내달리는 야구장
개막전 시구자는 SK텔레콤과 BMW코리아가 공동 개발한 5G 커넥티드카인 T5를 타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인천구장 외야에 설치된 전광판 빅보드에는 경기장에 오르는 시구자가 차량 안에서 긴장된 표정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1루와 3루 폴대 근처에 설치된 5G 기지국과 T5 차량에 설치된 안테나가 이동통신 전파를 주고받으면서 이뤄진 결과다. 여기에 신호품질과 전송속도를 개선하는 빔포밍 기술, 달리는 차량을 쫓아 전파가 오가는 빔트래킹 기술 등이 접목됐다.
특히 고화질 영상 신호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기 위해 영상서버를 기지국 단에 설치한 엣지컴퓨팅 기술로 T5 주행 외에 차량 안 모습도 생생하게 전달됐다.
문학구장에 설치된 전광판인 빅보드의 크기는 가로 63m, 세로 18m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처럼 초대형 스크린에는 SK텔레콤의 5G 기술로 전송하는 T5의 영상이 매우 선명하게 담겼다.
또한 빅보드는 시구자 모습 외에도 경기 내내 여러 위치에서 관중의 응원 모습을 UHD 화질로 제공했다. 최대 8개의 화면으로 안타나 득점 장면이 나오면 8개의 카메라가 촬영한 야구팬들의 환호하는 모습이 이동통신으로 전송돼 빅보드를 수놓았다.
■ 5G 기술을 품은 테마파크 ‘5G 어드벤처’
SK텔레콤은 프로야구 개막 3연전 동안 SK 구장 1루 측 외부 광장에는 2천800 제곱미터 규모의 초대형 5G 체험 공간 ‘5G 어드벤처’를 운영했다.
‘5G 어드벤처’는 차세대 네트워크 5G가 선보일 응용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세계 최초의 5G 테마파크다. 행글라이더, 잠수함, 보트 등을 타고 ‘보물섬’에 도착한 후 번지점프, 구름다리 등 다양한 모험 끝에 피라미드에 있는 파라오의 보물을 찾아오는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
5G 어드벤처를 찾아가면 파라오 보물을 얻기 위한 과정 속에서 5G 응용 서비스인 ▲4D 가상현실(VR) ▲영화 특수효과와 같은 ‘타임 슬라이스’ ▲미래형 디스플레이인 ‘인터랙티브 테이블’ ▲VR 워크스루 등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개막 경기 당일 날씨가 흐렸지만 5G 어드벤처는 경기장 안 못지 않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5G 테마파크에 입장한 고객들은 먼저 행글라이더, 잠수함, 보트 중 하나를 선택해 타고 보물섬으로 신나는 여행을 떠났다. 눈에 쓴 VR 기기와 4D시뮬레이터 등을 통해 고객은 가상공간에서 실제 행글라이더를 타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체험할 수 있었다.
보물섬에 도착하면 몽키 점프라는 가상 번지점프 기기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기기에는 타임 슬라이스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타임 슬라이스 기술은 여러 대의 카메라가 순간을 포착해 정지된 동작을 마치 무비 카메라로 찍은 듯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이 기술은 향후 영화나 레저, 스포츠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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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캠프에서는 스마트 테이블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스마트테이블은 멀티터치 기능과 직관적 인터페이스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와이번스 야구단 정보와 문학구장 내 시설을 3D 맵으로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최종 목적지인 피라미드에 도착한 고객은 가상공간에서 파라오의 보물을 찾아 나섰다. 특히, VR 워크스루 기술을 적용해 고객이 가상 공간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등 훨씬 실감나는 체험이 가능하다. 눈 위에 쓰는 VR 기기와 등에 진 배낭형 컴퓨터, 바닥이 움직이는 시뮬레이터 등이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체험 고객은 마치 인디아나 존스가 된 것처럼 피라미드 내부를 탐험하면서 보물을 찾아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