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부처 개편화두 '4차 산업혁명…"어렵네"

4차 산업혁명 두고 정부 조직개편 논의 '갑론을박'

방송/통신입력 :2017/02/13 18:33    수정: 2017/02/13 20:49

4차 산업혁명이 정부 조직개편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 방송의 진흥과 규제 분리란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뜨겁다.

하지만 이를 논의 하는 자리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응하자는 이야기부터, 4차 산업혁명의 실체는 무엇이냐는 질문까지 아직도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13일 국회서 열린 ‘ICT 방송통신 분야 정부조직개편 방향 정책 토론회’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 4차 산업혁명으로 본 정부조직 개편

발제를 맡은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ICT전략연구실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장 잠재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는 ICT 전담부처의 역할이 커졌다”며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성장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시대에서 다음 정부는 이 부분에서 어떤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과제를 꾸리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고려한 정부조직 개편을 두고 패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중심으로 직면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정책적인 질문이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신성장 동력 확보 관점에서 보면 정부 존재의 첫 번째 이유는 공공성과 공공 가치 증대인데 (ICT와 미디어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 한 곳에서 공공성과 4차 산업혁명을 한 그릇에 담아낼 수 있을지 따로 있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성과 산업성, 규제와 촉진을 하나의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일이냐는 질문이다. 지금의 미래부와 방통위가 진흥과 규제로 나뉘어져 있다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기능을 맡은 조직과 ICT와 미디어 공공성을 추구하는 조직이 별도로 분리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 한국이 추구할 4차 산업혁명 지점은 어딘가

글로벌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추구할 4차 산업혁명 대응책을 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거버넌스 기반이 되야 한다는데 대부분의 동의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볼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개념이라기 보다 융합에 기초해 우리나라가 꾸준히 해왔던 것이지만 결국 선도하지 못하는 것은 철학적 기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라고 일컫는 변화의 속도와 규모에 대응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모든 것을 우리가 다 할 수 없으니 ICT 산업이 글로벌 환경에서 어떤 수준의 역할을 할 것이냐를 먼저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 역시 비슷한 생각을 내비쳤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한국의 지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은 선전적 저널리즘인 프로파간다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김 국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분야를 보면 한국은 후발 주자”라면서 “브렉시트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을 볼 때 수출 의존형 체제로 성장해온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담론으로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4차 산업혁명이 거버넌스의 정답인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두고 정부 조직개편의 첫 번째 담론으로 볼 것이냐는 원론적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미디어가 산업적이든 수용자 측면이든 ICT 산업과 뗄 수 없는 부분이지만, 공익성에 기초를 두고 있는 제도를 논하면서 미디어 정책이 기술 정책에 종속돼선 안된다”며 “성장과 일차리 창출에 내몰리고 있는 지금의 ICT와 4차 산업혁명을 논하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가치들은 산업의 한 부분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4차 산업혁명이란 기술 논의 담론에서 공공성을 갖춘 미디어의 영역 논의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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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단어는 지금 시국에 생각해보면 정치적 상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아닌가 의문을 갖는다”고 평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논의는 이전부터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 혁명과 슈퍼검퓨팅의 결과물이 함께 빚어낸 ICT의 결과물”이라며 “지능정보사회에 대한 용어도 재고할 필요가 있고, 이런 상황 속에서는 과학기술과 ICT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