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원하는 LGU+…"어디에 눈독들일까?"

CJ헬로비전-딜라이브 등 거론

방송/통신입력 :2016/09/28 08:53    수정: 2016/09/28 11:27

LG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케이블TV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방송-통신 기업간 M&A(인수합병)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LG유플러스가 어떤 업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벌써부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M&A를 추진하겠다는 전제를 단 만큼, 시간을 두고 가능성 있는 케이블TV 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 뒤집고 싶은 LGU+- 출구전략 절실한 케이블TV

지난 23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에서 심의 중인 통합방송법 개정으로 IPTV 사업자가 종합유선케이블사업체(SO)를 인수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케이블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IPTV 시장에서도 3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유료방송 가입자도 사실상 포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M&A에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업계에서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이슈가 마무리되면서,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지난 4월 ICT 동향보고서 따르면 IPTV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월 1147만명에서 올해 4월 1308만명으로 14% 성장했다. LG유플러스 가입자도 16.8% 증가했다. 하지만 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KT 53->50%, SK브로드밴드 27->28%), LG유플러스 20->21%로 큰 변동이 없다. 4월 현재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270만명으로 KT(671만), SK브로드밴드(367만)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통신 3사의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상한 IPTV 부문에서, 가입자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 업계 등 미디어 업체와의 기업결합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IPTV3사 가입자 점유율 비교 (2015년4월-2016년4월)

반면, 경쟁상품인 IPTV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는 케이블TV 업계는 기업 매각 등을 통한 출구전략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가입자 수가 한명이라도 더 많고 더 많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게 케이블TV 업체들의 구상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케이블TV가입자 수는 1445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4월 1457만명에서 0.8% 줄어들었다. ICT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매출액 규모는 1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2000억에서 3.65% 줄었다. 반면 IPTV서비스 매출액은 지난해 4월1507억에서 올해 4월 1961억으로 30.1%나 급증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CJ헬로비전, 딜라이브, 현대HCN 등 물망

LG유플러스가 관심을 가질만한 케이블TV 사업자는 CJ헬로비전, 딜라이브, 현대HCN로 압축된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업계 1위 업체로 414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디지털가입자 비율도 60% 이상이다. SK텔레콤과 M&A를 추진하면서 가입자당 45만원이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을 평가받기도 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이 재매각을 추진할지 여부와 상관 없이 LG유플러스 입장에서 보면 가입자 구성이나 가격 등을 따져봤을 때 CJ헬로비전이 가장 탐나는 업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CJ헬로비전이 지금은 M&A 실패로 재매각을 추진할지는 유동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달라질 수 있다”면서 "LG유플러스도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M&A를 생각한다고 한 만큼, 욕심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에서도 CJ헬로비전과 LG유플러스 결합을 긍정적으로 내다 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인수 소식이 알려진 이후 CJ헬로비전 주가가 계속 상승중이다.

딜라이브(구 씨앤앰)도 유력한 대상이다. 딜라이브는 한 때 2조원대에 매각을 시도하다 마땅한 인수처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딜라이브는 알짜 지역인 수도권을 권역으로 가지고 있고, 디지털전환율도 69%로 케이블TV업체 중 가장 높다. 또 글로벌 OTT(Over The Top) 사업자 넷플릭스의 국내 유일 파트너라는 점도 강점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딜라이브를 인수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권역별 분할매각이나 지분일부만 인수하는 등 방법은 찾기 나름”이라고 해석했다.

현대HCN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LG유플러스와 M&A 추진 루머가 나오며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인 현대백화점에서 회사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게 현대HCN의 기본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그룹내에서 현대홈쇼핑-현대미디어(PP)-현대HCN(SO) 등 미디어 계열사들이 나름 수직계열화를 이뤄,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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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CJ헬로비전 매각 추진으로 미디어 부문의 수직 계열화가 큰 실익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통합방송법 등 관련 법제가 정비되면 M&A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LG유플러스가 M&A 전제 조건으로 내건 통합방송법 처리가 안개속이라는 점에서 섣불리 방송-통신 기업결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통합방송법에 소유겸영 규제가 현 방송법(33%) 보다 완화될지 알 수없고, 또 언제쯤 국회를 통과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을 제시하긴 했지만, 이런 전제를 따지고 보면 과연 강한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