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린터 사업 1.1조에 HP에 판다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 만든뒤 1년 내 매각

홈&모바일입력 :2016/09/12 17:51    수정: 2016/09/12 18:00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프린터 사업부를 미국 HP에 약 1조1천억원에 매각한다.

삼성전자는 12일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HP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1일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고 1년 내에 이를 HP로 매각할 예정이다.

분할설립회사명은 가칭 '에스프린팅솔루션(S-Printing Solution)으로 정해졌다. 매각 대금은 10억5천만달러(약 1조1천500억원)다.

삼성전자는 프린팅 사업을 HP에 매각한 후에도 국내에서 당사 브랜드로 프린터 판매를 대행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원으로 국내 수원사업장과 중국 생산거점, 해외 50여개 판매거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종업원 수는 약 6천여명이다.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은 레이저 중심이다. 특히 A3 복합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HP는 잉크젯 프린터가 주력이다. HP가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을 인수할 경우 약점으로 꼽혔던 레이저 분야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고성능 컬레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C430/C480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할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꾸준히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등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

삼성전자는 지난해 브라질 1위 프린팅 솔루션 업체인 심프레스를 인수하고, 올해 초 미국 음성인식·프린팅서비스 전문업체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를 협업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프린팅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프린팅 사업에서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매각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선제적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HP는 세계 1위 프린터 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