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략 나선 갤럭시S7 엣지, 뒷심 발휘할까

스마트폰 판매 순위 3주 만에 3위→12위 '뚝'…소니 신제품도 위협적

홈&모바일입력 :2016/06/09 17:29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일본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를 출시했지만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예약판매가 역대 시리즈 대비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아이폰 신제품 효과가 시들해진 2분기 시장에 출시되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지만 뒷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가장 강력한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소니 신제품 출시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여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9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갤럭시S7 엣지는 6월 첫째주(5월30일~6월5일) 스마트폰 순위에서 출시 3주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NTT도코모를 통해 출시된 갤럭시S7 엣지(SC-02H)는 12위로 지난주 7위에서 순위가 떨어졌다. KDDI(au)향 갤럭시S7 엣지(SCV33)는 19위로 전주와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갤럭시S7 엣지는 출시 첫 주인 5월 셋째주 주간판매량에서 각각 3위와 4위로 데뷔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1, 2위를 차지한 아이폰6S를 밀어내지는 못했지만 기존 3, 4위에 포진해있던 아이폰SE를 제치고 얻은 결과다. 특히 NTT도코모향 스마트폰 랭킹에서는 올해들어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해왔던 아이폰6S를 2위로 끌어내리고 1위를 차지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한 주 뒤인 5월 넷째주부터는 갤럭시S7 엣지 판매량 순위가 7위(NTT도코모)와 19위(KDDI)로 뚝 떨어졌다. 다시 상위권은 애플 아이폰6S와 물량 부족 문제가 개선된 아이폰SE가 채웠다. 지난주 순위에서도 상위 10위까지 스마트폰 중 애플 아이폰 시리즈가 무려 6종에 달했다. 그밖에 화웨이 LUMIERE 503HW, 소니 엑스페리아Z5, 에이수스 ZenFone Go, 샤프 QAUOS Crystal Y2 등이 6~9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일본 1, 2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를 통해 갤럭시S7엣지를 출시했다. 두 통신사는 여름 주력 스마트폰 중 하나로 갤럭시S7 엣지를 내세웠다. 업계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 개 통신사를 합쳐 갤럭시S7 엣지 예약판매 물량이 1만대를 넘기는 등 전작 갤럭시S6 엣지는 물론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 수준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일본 갤럭시스튜디오에서 매장 직원들이 '갤럭시S7 엣지'의 방수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씨넷 재팬)

그동안 일본은 애플을 제외하고는 외산 제조사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시장으로 통했다. 삼성에게도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52.4%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킨 가운데 소니(14.4%), 샤프(9.6%), 교세라(7.1%), 후지쯔(6.2%) 등 현지 제조사들이 상위권을 채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4위에서 지난해 6위로 밀려났다.

이에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S7 엣지를 내놓으면서 현지 맞춤형 전략과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우선 지난해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두 모델을 출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확실한 차별화를 위해 더 경쟁력 있는 갤럭시S7 엣지 한 종류만을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해 갤럭시S6부터는 제품 앞·뒷면에 삼성전자 로고(SAMSUNG)를 넣지 않는다. 일본에서 삼성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360도 카메라 '기어360'을 일본에 소개하면서도 측면에 ‘SAMSUNG’ 로고 대신 ‘GALAXY’ 로고를 넣었다.

또 시내에 문을 연 체험형 매장인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함께 '기어VR', '기어360' 등 가상현실(VR) 관련 기기, 스마트폰 케이스 등 액세서리 제품을 소비자들이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출시 당일에는 기어VR 체험 이벤트와 함께 일본 코미디언 그룹 타조클럽을 초청해 행사를 진행하면서 갤럭시S7 엣지의 엔터테인먼트 특징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지 통신사들 역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예약 구매자들에게 VR 헤드셋인 기어VR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최고 수준의 성능과 함께 일본 시장에서 필수적인 방수방진 기능을 신제품에 다시 탑재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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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전작 갤럭시S6 시리즈부터 지난해 하반기 나온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와 갤럭시노트5를 거쳐 갤럭시S7 시리즈가 나오면서 마침내 삼성 제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높은 단말기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각종 체험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갤럭시S7 엣지의 사용자경험을 어필하고 통신사 약정이 없는 언락폰(SIM 프리) 시장 진출이나 온라인 판매 등에도 적극 나선다면 서서히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의 건재함과 더불어 올 여름 일본 시장에서 갤럭시S7 엣지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히는 소니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의 출시는 시장 확산의 위혐 요소로 꼽힌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16에서 공개되며 관심을 모았던 소니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는 이달 중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각 통신사들도 올해 여름 전략 모델 중 하나로 이 제품을 내세우면서 현지 언론들은 사실상 올 여름 일본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두 모델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