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임민철 기자]퓨어스토리지가 신형 스토리지 시스템에 마이크론과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우선 탑재키로 했다. 앞서 용량당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인정했던 삼성전자의 트리플레벨셀(TLC) 3D 낸드플래시를 제쳐 놓고 다른 제조사의 2D 멀티레벨셀(MLC) 메모리를 채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퓨어스토리지는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퓨어액셀러레이트2016' 기술컨퍼런스를 통해 신형 올플래시스토리지 '플래시블레이드'를 선보였다. 회사측은 연내 상용화를 예고한 이 장비에, 마이크론과 도시바의 2D MLC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우선 탑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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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퓨어액셀러레이트2016' 기술 시연장에서 에반 드리스콜 퓨어스토리지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향후 탑재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해당 모델의 출시 시기 등 확정된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드리스콜 부사장은 관련 질문에 대해 "일부 고객사들에게 시범 공급된 플래시블레이드 장비에는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가 탑재돼 있고, 여기(퓨어액셀러레이트 컨퍼런스 행사장)에 전시된 장비에서 볼 수 있는 도시바 낸드플래시 적용 모델도 연내 공급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플래시블레이드는 퓨어스토리지가 직접 개발한 플래시메모리 컨트롤러 기술을 갖춰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른 제조사의 플래시 메모리도 쓸 수 있다"며 "최종 사용자들은 플래시 모듈에 탑재된 부품이 어느 제조사의 메모리인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퓨어액셀러레이트2016 행사장에는 마침 행사 스폰서로 참가한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 기술 시연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미국의 도시바아메리카일렉트로닉스컴포넌츠 소속 직원 2명은 "도시바의 2D MLC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퓨어스토리지에 공급키로 했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
플래시블레이드는 자체 설계한 플래시모듈을 쓴다. 스토리지 제조사 입장에선 자체 컨트롤러와 플래시모듈을 쓸 경우 2가지 실익이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쓸 때에 비해 저장매체의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단일 SSD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 낮출 수 있다.
퓨어스토리지도 플래시블레이드를 개발하면서 이런 측면을 고려한 듯하다. 이런 태도는 회사측이 앞서 SSD를 기반으로 만들었던 스토리지 제품군 '플래시어레이'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을 때, SSD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의 플래시 기술력을 함께 강조했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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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스토리지는 국내에서 SAN스토리지 '플래시어레이' 시리즈에 삼성전자 SSD가 쓰였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플래시어레이가 경쟁력있는 용량당 가격을 실현해 '에버그린스토리지' 서비스를 가능케 했다며, 그에 담긴 삼성전자 TLC 3D V낸드 SSD의 가치를 추켜세웠다.
퓨어스토리지 본사는 신제품 플래시블레이드를 소개하면서도 '기가바이트(GB)당 1달러 미만'이라는 저렴한 용량당 가격 수준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타사 메모리도 얼마든지 수용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핵심 경쟁력이 자사 플래시 기술 노하우에서 나온다는 뉘앙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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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스토리지는 플래시블레이드를 위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뿐아니라, 플래시어레이를 위한 SSD 공급선 다변화도 꾀하는 듯하다. 회사가 사들이는 SSD 물량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퓨어스토리지는 도시바와 최근 SSD 관련 협력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