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산차업계 전체의 내수 판매가 곤두박질 쳤다. 각사마다 신형 모델을 투입하고 할인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섰으나, 지난해 말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기저 효과에 직격탄을 맞았다. 1월이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지난달 이례적인 혹한으로 소비 심리도 얼어붙어 감소세가 더 두드러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산 완성차 5개사의 지난 1월 내수 판매량은 10만6천308대로 전년동월 대비 4.8% 감소했다. 다만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극대화 되며 역대 최고의 내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17만5천263대) 대비로는 39.3%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1.1% 줄어든 4만9천352대를 판매했다. 전월 대비로는 39.2%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아반떼(60.6%↑), 투싼(70.9%↑), 맥스크루즈(27.8%↑)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차종의 판매가 감소했다. 이들 세 차종도 전월 대비로는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3만8천505대를 판매, 전년동월 대비 4.6% 늘며 국산차업체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기아차 역시 전달보다는 27.8% 판매량이 줄었다. 7천567대가 팔려 월간 최다 판매 모델에 오른 쏘렌토와 카니발을 제외하고는 전월 대비 거의 전 차종이 두 자릿수 대의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동월 대비 증가세도 쏘렌토(19.4%↑)를 비롯해 카니발(17.8%↑)과 스포티지(63.3%↑) 등 RV(레저용차량)와 K5(40.1%↑) 뿐이다.
한국GM도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21.7% 줄어든 9천279대를 판매했다. 전달보다는 49.3% 감소했다. 신형 스파크가 4천258대가 판매돼 가장 많이 팔렸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18.0% 감소했다. 1천551대가 판매된 임팔라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달 대비로는 42.5% 줄었다. 이들 두 개 모델 외에는 월간 판매량 1천대를 넘긴 차량이 없다.
쌍용차 역시 티볼리 만이 호조세를 이어갔다. 쌍용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3.6% 감소한 6천571대다. 전월 대비로는 42.1% 줄었다. 코란도 스포츠 1천849대(18.3%↓), 코란도C 723대(45.8%↓), 렉스턴 292대(39.7%↓) 등 주력 차종의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티볼리는 지난달에도 전년 대비 39.4% 늘어난 3천222대를 판매했다. 다만 티볼리의 경우도 전월과 비교하면 38.2% 판매량이 줄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2천101대를 국내시장에서 판매, 전년동월 대비 63.4% 감소하며 내수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전월 대비로는 무려 79.5 줄었다. SM7 361대(-10.4%), SM5 529대(-76.0%), SM3 454대(-55.0%), QM5 91대(-80.4%), QM3 613대(-85.0%) 등 모든 모델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신차 SM6의 대기 수요도 일시적인 판매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종료 후 판매량 감소는 예상됐던 일"이라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감소세가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이달에도 설 연휴 등으로 인한 공백으로 판매량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산차업체들은 이달부터 최근 선보인 신차들의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실적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EQ900는 지난달 2천164대가 판매됐다. EQ900의 경우 출고 대기 물량만 1만여대에 달한다. 현대차가 지난달 국내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첫 달 493대가 판매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거뒀다는 평가다. 계약 대수는 1천300여대다.
기아차 신형 K7도 사전계약 대수가 8천대에 육박한다. 지난달 말 출시된 관계로 실적에는 270대 만이 반영됐다. 르노삼성도 SM6를 이달부터 본격 판매한다.
관련기사
- 르노삼성, 1월 1만5천24대 판매 10.5%↓...내수 급감2016.02.01
- 현대차, 1월 판매 12.5%↓...내수·수출 동반 부진2016.02.01
- 기아차, 1월 21만3천980대 판매 15.4%↓...수출에 발목2016.02.01
- 한국GM, 1월 내수 21.7%↓...스파크·임팔라 선전2016.02.01
한편 지난달 국산 완성차 5개사의 해외 판매는 총 52만7대로 전년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 현대차(28만8천183대)는 14.3%, 기아차(17만5천475대)도 18.8% 줄었다. 반면 한국GM(3만9천915대)은 0.5% 늘었고 쌍용차(3천511대)도 0.2% 증가했다. 르노삼성(1만2천923대)은 17.0% 늘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수와 수출을 합친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62만6천315대로 전년동월 대비 12.8%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