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을 운영하는 네이버가 사용자들에게 인터넷익스플로러(IE)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안내를 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버전 IE 지원을 종료함에 따라 우려되는 사용자들의 보안 취약점 노출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네이버 홍보실 측은 지난 13일 "구버전 IE에 대한 MS의 패치 지원 중단으로 사용자들이 보안 취약점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며 "향후 사용자들에게 (브라우저) 업그레이드 유도를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제 어떻게 업그레이드 유도를 안내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짐작컨대 내용면에선 일종의 보안사고 예방 캠페인 성격을 띨 듯하다. 업그레이드의 목적 자체가 이미 생긴 피해를 줄여주는 사후대책이 아니라 피해 발생 여지를 줄이는 예방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MS가 이날 오전 2시를 기점으로 윈도 IE 브라우저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던 보안 업데이트와 기능 패치를 비롯한 기술 지원을 일부 종료했다. 이에 PC, 서버, 임베디드 윈도 환경에서 최신판인 IE11 대신 IE10, IE9, IE8 등 하위 버전 사용자 환경은 MS의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
구버전 IE를 쓰는 환경에 MS가 기술 지원이나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당장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다만 이런 사용자는 구버전 IE의 보안 취약점을 통해, 자료 손실,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공격을 스스로 예방하거나 회피해야 한다. 이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보안 취약점을 방치하기 싫은 사용자들은 미리 자신의 컴퓨터가 지원하는 최신 IE로 업그레이드하는 편이 낫다. 윈도의 자동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최신 IE 업그레이드를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MS 홈페이지나 포털을 통해 직접 최신 IE 설치파일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
네이버가 포털 사용자들에게 브라우저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메시지가 얼마나 먹힐 것인지는 미지수다. 일반인 중에는 자신이 어떤 브라우저를 쓰는지 무관심해 업데이트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꽤 있다. 기업에선 업무용 PC의 IE 업그레이드를 가급적 늦추려는 경향이 세다.
보안 캠페인보다 강력한 업그레이드 유도 방식이 없진 않다. 개발팀에서 구버전 IE 환경에서의 사용성을 무시하고 최신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웹표준 방식에 맞춰 구현하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에 애착이 있지만 구버전 IE로는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를 선택할 것이다.
네이버가 이런 정책을 당장 취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들이 서비스에 불편을 느낀다고 반드시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 확신할 수 없어서다. 네이버 서비스와 비슷한 만족도를 제공하면서 기존 환경에서도 쓸 수 있는 대체재를 찾거나, 그냥 사용을 포기할 수도 있다.
네이버가 판단하기에 브라우저 시장은 보수적이다. 이번에 MS의 공식 지원이 끊긴 IE8, IE9, IE10 버전의 점유율(40%)이 IE11의 점유율(35%)보다 여전히 더 크다. 보안성만 강조하면서 최신 브라우저 사용자들만 바라보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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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실 측은 향후 사용자 추이를 지켜보면서 IE8, IE9, IE10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 포털 내 전체 서비스에 단일한 구버전 IE 지원 정책을 수립해 적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각각의 서비스마다 구버전 IE 지원 여부는 다르게 결정될 수 있다.
네이버 포털 브랜드 안에는 수많은 하위 서비스가 있고, 그 사이트마다 최적이라 할만한 사용자 환경은 제각각이다. 웹표준 기반 브라우저로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원활히 쓸 수 있어야 하는 서비스가 있는가하면 구버전 IE 사용을 무시할 수 없는 서비스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