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 부당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의의결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낸 이동통신 3사가 이달 중순경 잠정 동의의결안을 발표한다.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공정위가 머리를 맞대고 피해구제안과 재발방지책을 협의 중인데, 잠정안이 과연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 이를지 이목이 집중된다.
피해구제 방안이 LTE 데이터 추가 제공 수준에 그칠 경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과 소비자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순경에 이통3사 부당광고와 관련한 잠정 동의의결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동의의결이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 방안을 제안하고, 이를 공정위가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지난해 표시·광고법에 관련 규정이 도입됐다.
그동안 이통3사는 일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데이터나 음성통화를 무제한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해 왔지만 실상은 달랐다. 음성통화는 휴대전화끼리 통화만 무료이고, 유선전화나 국제전화, 영상통화에는 추가 요금이 부과됐다. 데이터도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고 하루 일정량 이상을 쓰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급에서 3G급 으로 떨어졌다. 말로만 무제한이지 사실은 여러 예외적인 단서가 붙은 조건부 무제한 요금제였다는게 당국의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안에 LTE 데이터 무료 제공 등 피해 구제책과, 제한사항 표시방법 구체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몇 가지 대책들이 담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기존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LTE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무제한 요금제 대신 ‘조건부 무제한 요금제’처럼 소비자들이 혼동하지 않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 접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달 내에 잠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통사와 소비자간 입장차이가 여전해 자칫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실제,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중에 일부가 금전적인 보상 또는 위약금 없는 해지 등 보다 실용적이고 체감이 되는 대책을 이통3사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이통사들 주장은, 무제한 리필 음식점에서 추가 반찬을 돈을 받다 문제가 되니 덤으로 반찬을 더 주겠다는 뜻”이라고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공정위의 이번 동의의결 결정에 '재벌 봐주기'라고 강하게 비판한 상황이어서, 실효성 있는 잠정안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소비자,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공정위와 이통3사는 현재 협의 중인 내용 공개를 꺼리고 있다.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자칫 설익은 피해 구제책이 알려질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달 중순 발표될 잠정안에는 무료로 제공하게 될 데이터의 용량, 보상 대상자 범위 획정, 제한사항 표시 방법 문구 등을 조율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몇 가지 구제안이 더 추가된다 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준의 내용은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물론 이번 잠정안은 이름 그대로 잠정 의결안이기 때문에, 수개월 뒤에나 나오게 될 최종 확정안을 보다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잠정 동의의결안이 작성되면 ▲위원장 보고 후 잠정안 결정 ▲의견수렴 절차(30~60일) ▲최종동의의결안 상정(14일 이내) ▲동의의결확정 과정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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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이달 중순이나 말 정도에 이통3사와 협의를 거쳐 작성된 잠정 동의의결안이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잠정 협의안이 정해지면 소비자 관련 단체 등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이번 사안은 위법성 정도가 고발할 사안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적절한 구제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통신사들도 “아직 협의 중인 만큼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