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요금이 ‘비싸다, 저렴하다’는 논란은 매년 제기되는 이슈다. 특히 전 세계 요금을 비교한 OECD 아웃룩 보고서나 일본의 총무성, 국내 조사 결과가 나올 때는 이러한 논란은 가중된다.
이같은 논란에 해답을 찾고자 국내 소비자들이 체험단을 꾸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북미와 유럽지역에 직접 가서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해봤다. 특히 최근에는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이용 증가로 음성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지는 점을 감안해 각국의 무제한 요금제 수준도 비교했다.
체험단은 현지 1-2위 이통사의 유통점을 방문해 요금제 종류와 요금수준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조금은 요금비교에서 제외했으며 한국은 선택약정 20% 할인, 해외에서는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이 되는 SIM-Only 요금제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또 요금비교는 세금이 포함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먼저, 미국과 캐나다의 요금은 전반적으로 국내와 비교해 2배 안팎으로 높은 편이었으며, 데이터 제공량이 높아질수록 그 차이는 더 크게 벌어졌다. 유럽 국가에서는 국내와 비교해 저렴한 요금구간이 일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는 데이터 제공량이 높아질수록 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특징을 나타냈다.
연초 국내 통신사들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음성-데이터무제한 요금을 인하하는 추세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국내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약 3GB(밴드데이터47, 4만1천360원)를 기준으로 요금 수준을 비교해 보면, 미국(M)은 3GB 이용 시 8만500원으로 우리나라와 약 2배에 이를 정도로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또한 캐나다(Share Everything)는 2.5G에 7만2천600원, 독일(Magenta Mobil L)은 4G 6만5천300원, 프랑스(Origamy Play)는 4G 4만3천100원, 스페인(Vive33)은 2.5GB 이용 시 4만3천100원을 기록했다.
특히, 15GB 안팎의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비교하면 이러한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국내에서는 무제한(밴드데이터59) 요금제로 11GB(용량초과 시 매일 2GB)를 이용할 때 5만2천700원을 지불하고 있지만 프랑스를 제외한 4개 국가에서는 모두 10만원이 초과됐다.
미국(XXL)은 18GB 이용 시 14만8천700원, 캐나다(Share Everything)는 15GB 13만5천600원, 독일(Magenta Mobil L Plus)은 10GB 10만4천600원, 프랑스(Origamy Jet)는 12GB 6만5천400원, 스페인(Vive45+5G옵션 2개)은 15GB에 13만7천400원을 지불해야 했다.
다만, 캐나다와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조금이 없는 대신 단순하고 명확한 요금제로 선택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독일은 약정에 따른 지원금 수준이 높았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은 낮은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에도 이와 상관없이 불이익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단말기유통법 이후 중저가 단말기 출시 비중이 높아져 휴대폰 구매비용의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보조금 대신 받을 수 있는 20% 요금할인 제도가 생겨나면서 낮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지원금을 받아왔던 불이익이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험단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캐나다의 경우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아이폰6나 갤럭시S6 등 그 아래 요금제에서는 중저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조금 지급 여부에 따라 서비스 요금이 달라졌다”며 “미국은 전반적으로 데이터 요금이 비싸고 데이터 사용량 초과 시 요율도 1GB당 15달러로 높았다. 다만 지난 8월부터 보조금을 없애면서 기본료를 인하한 특징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보조금 제한이 없어 고가요금제 이용 시 비교적 저렴하게 고사양의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었고, 스페인은 요금제에 따른 보조금 차별이 없다는 점이 같은 유럽 국가 내에서도 다른 점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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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향후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이 보조금이 없어지는 형태로 이동통신서비스가 전환될 경우,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 지급 비율이 달라지는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이 2년 뒤 일몰되기 때문에 향후에는 보조금 지급 기준이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이동통신 유통체계가 미국과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료는 인하되고 요금제에 따라 지원금을 달리 주는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