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방송통신 시장의 일대 변혁을 불러 올 전환점이 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간 합병으로, 과거에는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돼 온 방송통신 사업자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2년 반 만에 치러지는 주파수경매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어 향후 4G를 넘어 5G 시대에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쩐의 전쟁’도 예고돼 있는 상태다.
이밖에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 이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통합방송법 제정여부나 다소 관심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내년 초 최종 결과가 나오는 제4이통 출범 여부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방송-통신 M&A, 판 뒤흔든다
내년 방송통신 시장의 최대 이슈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간 M&A다. 최근 국회를 비롯해 학계 등에서 이와 관련한 토론회가 다양한 주제로 열리고 있다.
통신시장의 위기, 그리고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진영과 이동통신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지닌 SK텔레콤의 영향력이 유료방송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논리가 맞서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인수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대채로 인정하면서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시 정부가 어떤 정책적 판단을 할 것인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은 향후, 또 다른 통신사업자와 미디어사업자간 빅딜을 가져와 방송통신 시장에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방송통신 사업자간 M&A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여타 통신사들도 미디어 사업강화를 통신시장의 정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쩐의 전쟁' 예고한 주파수 경매
방송통신사의 M&A 정책 결정이 미디어發 메가톤급 이슈라면 내년 3월께로 예상되는 주파수 경매는 통신발 빅이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한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이 이통사에게가장 큰 과제다.
지난 2013년 8월 1.8GHz와 2.6GHz 경매 이후 약 2년 반 만에 치러지는 주파수 경매에는 2.1㎓ 대역 20㎒폭과 함께 700㎒(40㎒폭), 1.8㎓(20㎒폭), 2.6㎓ 또는 2.5㎓(40㎒폭), 2.6㎓(20㎒폭) 등 총 140㎒폭의 주파수가 매물로 나온다.
2.1GHz 대역 80MHz폭이 경매에 나오지 않고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 되는 것으로 결정됨에 따라 나머지 20MHz폭은 해당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 LG유플러스에 돌아갈 공산이 큰 상태다. 또 2.6GHz 대역은 LG유플러스가 이미 보유하고 있어 SK텔레콤과 KT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기존 2.6GHz 주파수에 새로 40MHz폭을 가져간다 해도 FDD 방식에서는 새롭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큰 의미가 없다”며 “또 경매이기는 하지만 대역별로 사업자들이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재 주파수 정책의 취지란 점에서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는 타 대역보다 상대적으로 전파 효율성이 높은 700MHz 대역과 1.8GHz 대역의 20MHz폭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놓고 이통 3사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 통합방송법 통과될까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IPTV법)을 일원화하는 통합방송법의 국회통과 여부는 방송통신업계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이슈다.
SK텔레콤이 인수하는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국사업자인 IPTV사업자가 지역방송인 케이블TV를 인수한 전례가 없고, 통합방송법 이전에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정책보다 시장이 한 박자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가 된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통합방송법이 통과될 경우,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간 합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국회에서의 법안처리를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통합방송법은 제정법이 아니고 사업자간 이해관계도 모두 정리된 상태”라며 “2월 임시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20대 국회로 넘어가도 재입법 간소화 절차를 통해 통과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입지 좁아진 제4이통
지난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인수를 발표하기 이전까지 방송통신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제4이통사의 출범 여부였다.
정부가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함께 가계통신비 인하, 서비스 경쟁의 혁신을 위해 제4이통 출범을 위한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관심도 매우 컸다.
특히, 고사 직전의 위기에 몰린 케이블업계의 참여 여부와 일본의 소프트뱅크, 중국의 차이나텔레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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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CJ헬로비전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고 소프트뱅크, 차이나텔레콤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게 확인되면서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초 최종 심사결과가 나올 제4이통의 출범 여부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