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미디어 판, 경쟁방식 바꿔야 한다"

이형희 부사장 "글로벌 싸움을 염두에 둬야"

방송/통신입력 :2015/12/02 18:41    수정: 2015/12/03 08:22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합병에 따른 사업계획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내놨다. 지난 1일 CJ헬로비전 인수와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인가 신청을 접수한 지 하루 만이다.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부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쟁사들이 제기해온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보다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을 통한 SK그룹의 향후 ICT 및 미디어 사업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모습이다.

다음은 이형희 부사장,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 하성호 SK텔레콤 CR부문장과의 일문일답.

이형희 SK텔레콤 MNO 총괄 부사장.

- 합병으로 SK가 얻는 시너지 외에 이용자 혜택은? 케이블TV 업계엔 어떤 영향이 있나?

"기본적인 것은 질적 성장의 가속화이다. 아마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발표드린 바와 같이 차별되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사회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경쟁사도 자극을 받을 것이다. 질적 서비스 전환을 소비자가 느끼고 많은 선택권도 가지게 될 것이다. M&A 신호탄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 자리에서 제가 말하기엔 어렵다. 각 주체들에게 달린 문제다. 이론적으론 그럴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이형희 MNO총괄)

“케이블TV 투자를 늘릴 것이다. HFC 망은 주파수 한계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 200Mbps 정도 밖에 기술적으로 속도가 안 나온다. 그래서 케이블TV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 망에 대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쓸수 있는 기술이 있다. 케이블TV의 초고속 인터넷 품질을 높여서 자체 결합상품 경쟁력을 올리고 이용자 편익을 제공하고자 한다. 나아가 SK브로드밴드 인터넷과 케이블TV를 엮는 상품으로도 나올 수 있다. 늘어난 주파수와 망 고도화로 케이블TV 디지털 전환을 늘리면 (케이블TV의) 자체 결합상품 경쟁력도 높아진다. SK텔레콤 이동전화와 케이블TV의 결합상품 구성으로 이용자 편익을 높여 케이블TV 전체 편익이 오를 수도 있다.”(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 통신 대기업이 종합유선방송 1위 사업자를 인수하면서 방송 공공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회사에서 생각하는 케이블TV의 공공성은 무엇인가?

“지역성이 가장 큰 공공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SK 스스로도 지역성에 대해선 IPTV 사업을 해오면서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새롭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성에 대해 많이 배워나가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업계에서의 위치를 생각하고 합병법인은 책임 경영을 이어가겠다.”(이형희 부사장)

“800만 가입자 사이즈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기반 롱테일 전략이나 콘텐츠 다양성, 콘텐츠 니즈 만족을 위해 노력하겠다. 신규 PP나 VOD를 더 실험적인 콘텐츠로 갈 수도 있다. 공정성과 관련해서는 지역채널의 법적인 취지를 잘 따르겠다. 생활정보채널로 운영하고 지역성 구현하기 위해 CJ헬로비전이 해 왔던 고민을 이어가겠다. 신규 제작 비중을 늘리고 지역 정보, 지자체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겠다”(이인찬 대표)

- 투자 규모가 5년간 5조원이다. 콘텐츠 투자, 네트워크 투자를 구분하면 어떻게 구성되는가? 그간 해왔던 투자 대비 얼마나 확대됐나?

“연간 약 1조원 규모다. 과거 대비하자면 일대일로 비교하기 어렵다. 일단 새로운 투자 요소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망 투자가 더 있어야 한다. 투자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자세하기 설명하기 어렵다.“(이형희 부사장)

“SK브로드밴드가 기가 UHD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 시키고 있다. 케이블TV 고객에게도 서비스가 확대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선택권 늘리는데 추진하는 내용이다. 2017년까지 2년 남았는데 기가급 네트워크 비중을 90% 이상으로 확대한다. 기가 망 위에 UHD가 제공되기 때문에 케이블 가입자도 같은 혜택을 볼 것이다. 광케이블도 100메가를 기가로 올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HFC 망도 노후화가 많이 돼서 증폭기 교체나 새로운 기술 솔루션 가지고 있던 것을 이전할 예정이다.”(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

- 고용승계 방침을 밝혔지만, 여전히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직원들은 불안해 한다.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은 전혀 없을 것이다. SK가 그동안 많은 인수를 해왔지만 기존 사원들에 대해서 고용하는 원칙이 있다. 구조조정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조직 운영 방향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다. 케이블TV와 IPTV 시너지를 얻을 부분이 있고 각자 발전해 나갈 부분도 존재한다. 일부는 공통 부분으로 통합하고 일부는 각자 지속한다. 다양한 전략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이형희 부사장)

- 알뜰폰 정책 취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분할 매각 소문까지 나온다.

“(알뜰폰은) 이번 M&A의 핵심 내용은 아니었다. 주가 되는 부분(미디어 분야)을 거래 하는 과정에서, (회사 구조상)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이어서 (불가피하게) 포함됐다. (그러나 매각대금에는) 알뜰폰 가치도 지불이 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주주의 가치도 보호해야하고, 소비자 선택권이나 정부의 정책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이 세가지가 중요하고 균형을 갖춰 잘 해결돼야 할 과제다.”(이형희 부사장)

“우려 사항이 있을 것으로 안다. (그런데)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는 대부분 KT망을 쓰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이동전화의 시장점유율 측면에선 (크게) 영향을 안주고 있다. SK텔레콤 망을 쓰는 분들이 1.5%에 불과하다. (KT 망 사용자자를) 단기에 (SKT 망 사용자)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고객 동의도 있어야 하고, 단말기도 KT 향이 많고, 서비스 상품도 차이가 많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알뜰폰에 이통사 지배력 전이 우려 있어도 정부 차원의 안전장치가 많이 있다. 합병 이후에 알뜰폰 기존 정책은 현 규제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KT와 맺고 있는 협정은 준수한다. 기존 큰 정책 에 변화는 없을 것이다. 또 합병 과정에서 이용자 권익이 침해되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

- 인수합병 취지로 글로벌 사업자로의 도약을 말했다. 통신사는 내수 산업이란 한계가 있다.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가?

“(현재 미디어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내수와 글로벌의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문화 차이와 물리적인 국경이 있기는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한다는 게 국내 기업들 사이만의 경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또 국내 경쟁을 토대로 글로벌 진출의 체력을 기른다는 것도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이형희 부사장)

- 합병 발표하면서 1천억원대 콘텐츠 펀드 내용이 있었다.

"우선, CJ E&M과 공동 펀드를 구성할 것이다. 물론 CJ E&M하고만 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펀드도 검토 중이다. CJ E&M 외에 다른 PP 방송 쪽과 연계되는 펀드도 운영해 나가겠다.”(이형희 부사장)

“플랫폼 차별화를 위해 콘텐츠 차별화가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특히 뽀로로는 최근에도 VOD 독점으로 해왔다. 투자 계속 한다. 요새는 스마트미디어 1인 미디어 투자도 늘리고 있다. 늘어난 플랫폼 사이즈에 맞게 새로운 형태의 시도, 이를테면 장르 유형 포맷 등에 초점 맞춰서 투자 하려고 한다. 여기에는 CJ 뿐만 아니라 지상파든 누구든 제한 두지 않고 신선한 감동 즐거움 준다면 차별화 위해 제휴 협력을 계속 진행하겠다.”(이인찬 대표)

- 현실적으로는 (이번 m&a가) 경쟁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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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논리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의심이 든다. 다른 생각(전략)이 있다고 본다. 유선분야에서 시장 구도가 1강(KT) 2약(SK, LG)에서 2강(KT,SK) 1약(LG)으로 변하게 되는데, 오랜 기간 1강이었던 입장이나, 1약으로 남는 느낌이나 마음이 상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 시장만 놓고 싸우기에는) 체력들이 다 소진돼서 힘들어하고 있고 자칫하면 공멸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경쟁의 질이 바뀔 필요가 있다. 소모전은 이제 그만 두고 가치있는 상품 서비스를 누리게 하는 것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게 소비자에 도움이 된다. 이동전화 시장은 4월 이후로 많이 바뀌었다. 가입자 뺏기보다 좋은 서비스와 요금 정책으로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는 전략으로.”(이형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