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알뜰폰 독과점 우려에 대해 "정부와 시장이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2일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인수합병 관련 기자 설명회 자리에서 “전체적으로 우려하듯이 알뜰폰 정책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알뜰폰이 뭐길래
알뜰폰(MVNO)은 이동통신사(MNO)의 상품 서비스에 낮은 가격으로 경쟁을 촉발, 가계 통신비 인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정책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가 알뜰폰 사업에 나서고,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할 때 정부는 특별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이통사의 시장 지배력이 자회사로 옮겨가는 것을 막아 통신시장의 경쟁정책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SK텔레콤이 미디어 플랫폼 강화를 위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알뜰폰 사업은 뜨거운 감자가 됐다. 미디어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SK텔레콤의 본래 의지와 달리,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알뜰폰 가입자를 합할 경우, 독과점 사업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은 “(알뜰폰이) 이번 M&A의 핵심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주가 되는 부분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이어서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이 운영해온 알뜰폰 사업 ‘헬로모바일’은 가입자 85만여명. SK텔레콤의 지분 인수 발표 직전 기준 알뜰폰 업계 가입자 1위 회사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와 알뜰폰 회사들은 이번 M&A가 알뜰폰 정책기조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 대부분이 KT 망 이용자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KT 측은 이를 두고 “상도에 어긋난다”는 표현까지 쓰며 반발했다.
■ “알뜰폰, 시장지배력 전이는 없다”
SK텔레콤은 시장에서 나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윤원영 마케팅부문장은 “지배력이 커지는 것 아니냐, 알뜰폰까지 전이되는 것 아니냐, 정부에서 추진해 온 알뜰폰 정책 취지가 훼손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사항이 있을 것으로 안다”면서도 “SK텔레콤의 지배력 측면에서 보면 CJ 헬로모바일 가입자 대부분이 KT 망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이동전화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헬로모바일은 KT 망 임대로 줄곧 사업을 전개하다가 SK텔레콤 망까지 임대해 서비스를 판매해왔지만, 98.5%에 달하는 가입자가 KT 망을 이용하고 있다.
윤원영 부문장은 또 “(KT망 가입자인) 헬로모바일 가입자를 SK텔레콤 망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리고 단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선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하고, 대부분의 가입자가 KT를 통해 출시된 단말기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기존 정책 취지가 어긋나지 않도록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윤 부문장은 “합병 이후에도 알뜰폰 기존 정책과 규제를 성실히 이행하고 KT와 맺고 있는 협정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알뜰폰 회사들이 전문영역에 특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마트는 유통, 에스원은 보안과 결제 쪽에 특화돼 있는데, 특화 시장에 맞게 융합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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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J헬로비전 인수 이후 알뜰폰 사업을 분할 매각할 것이란 시각도 많았지만, SK텔레콤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희 부사장은 “(알뜰폰 사업) 부분에 대한 가치도 지불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주주가치를 보호해야 한다”며 “(주주가치 보호와 함께) 소비자 선택권, 정부의 정책, 이렇게 세가지가 중요한 부분인데 균형을 갖춰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