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 미디어 도약”…KT-LGU+ “내수산업 강화”

SKT, 헬로비전 인수 배경...경쟁사들 반발

방송/통신입력 :2015/12/02 18:52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합병 명분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선언하자, KT와 LG유플러스가 반박 성명서를 내고 대응에 나섰다. 케이블TV와 이동통신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이번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무관하다는게 경쟁사들의 주장이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간담회를 갖고, 국가간 지리적 경계가 허물어진 미디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CJ헬로비전과의 기업인수 및 합병을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합병 이후 5년동안 5조원대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경쟁사들은 이번 합병이 내수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빅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우선 KT는 “국내시장 가입자를 추가 확보해 매출과 점유율,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면서 “구글 같은 해외 글로벌 기업은 주로 기업 단점을 보완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M&A를 진행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투자 확대와 서비스 혁신으로 시장을 리딩하는 것이 질적 경쟁이며, M&A를 통해 강화된 이동통신 지배력을 결합시장을 통해 손쉽게 유선과 방송 시장으로 전이하려는 것은 질적 경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타 사업자도 투자확대 의욕을 상실시켜 방송통신시장 경쟁력이 하향 평준화 될 것이며, 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인수합병 건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방송의 공짜 번들화를 통해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을 방송까지 확대해 모든 시장을 독점하려는 전형적인 경쟁제한적 기업 결합”이라고 비판했다.

또 “해외에서는 방송 산업을 경제적 효율성보다 공익성, 다양성 등의 공공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둬 미국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 사례와 같이 합병을 불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밝힌 5년간 5조원 투자 계획에도 경쟁사의 비판이 이어졌다.

KT는 “투자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고 지금까지 묵혀온 숙제를 하려는 것일 뿐, CJ헬로비전 인수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케이블TV 투자를 대폭 강화해 UHD 확대 등 케이블망을 고도화 하겠다는 주장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케이블TV방송협회가 이미 2017년까지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100% 디지털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SK텔레콤의 인수 이후 투자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KT는 구체적인 고도화, 투자 계획이 없이 모호한 표현이란 점도 지적했다. KT측은 “과거 SK텔레콤이 유무선 융합을 이유로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지만 현재 SK브로드밴드 투자를 늘리지 않고, HFC나 xDSL같은 열위 네트워크 가입자만 늘려 IPTV 3사 중 가장 적은 UHD 가입자를 가지고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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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기존 투자액을 향후 계획으로 둔갑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SK텔레콤이 밝힌 5조원 투자 계획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존 투자액을 단순 합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2014년 기준 SK브로드밴드 6천14억원, CJ헬로비전 3천563억원의 CAPEX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