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는 2013년 북한이 억류했던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의 미국인 메릴 뉴먼 씨의 이야기를 다룬 전자책 '마지막 전쟁포로'를 독점 출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책은 전 CNN 북한전문기자 출신인 마이크 치노이 미국 남가주대 미중연구원 선임연구원(Senior Fellow)이 지난해 말 미국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당시 '뉴욕타임즈'와 '가디언' 등 해외 유수언론이 소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판 또한 국내 전자책 서점인 리디북스를 통해 전자책으로만 번역 출간된다.
메릴 뉴먼 씨는 1953년 한국전쟁 말기, 북한의 후방 교란을 맡았던 반공 빨치산 부대였던 '구월산 부대' 부대원을 훈련시킨 미군 장교였다. 그는 60년이 지난 뒤 미국인을 위한 북한 관광상품이 등장하자 자신이 젊은 시절 군인으로 참전했던 지역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북한 여행을 떠난다.
불행히도 뉴먼 씨는 지나치게 순진한 마음이었다. "60년이 지났기 때문에 독일이나 일본, 베트남처럼 사람들이 다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뉴먼 씨의 얘기다. 북한을 잘 몰랐던 그는 평양에 도착한 뒤 북한 안내원들에게 구월산 부대원들과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꺼낸다. 구월산 부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 내부 교란 작전을 맡았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에게는 '철천지 원수' 취급을 받는 부대였다. 85세 노인의 북한 억류라는 불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책은 출간 이후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도 바꿔 놓았다. 평범한 이웃이자 힘없는 노인을 스파이로 몰아 억류시키는 북한의 경직된 태도는 한 때 뉴먼 씨 같은 사람들에게 북한 관광까지 고려하게 만들었던 '개방되고 있는 북한'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거꾸로 뒤바꿔놓았다.
또한 동시에 이 책은 평범한 국민을 지키는 미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수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억류된 뉴먼 씨의 상황을 뉴먼 씨의 가족들에게도 함구했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본인의 서면 동의가 있어야 뉴먼 씨의 상태를 알릴 수 있다는 관료주의 때문이었다. 뉴먼 씨는 억류중이라 당연히 서면 동의를 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가족들은 뉴먼 씨의 안부도 모른 채 애를 태우게 된다.
저자 마이크 치노이 씨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메릴 뉴먼 씨 본인은 물론 그 가족과 관련인물 거의 전부를 인터뷰했다. 북한 전문기자로 활동했던 그의 경력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치노이 씨는 1989년 이후 북한을 15차례 방문한 CNN의 북한 전문기자였을 뿐만 아니라 김일성 주석과 세 차례 직접 만나 취재했으며, 1994년 북핵위기 당시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 사이의 양자 회동을 단독 중계하며 극적인 위기사태 해결에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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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이 책에서는 46일 간의 억류 사태를 둘러싼 주변 일화들이 아주 세밀하고 꼼꼼하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필치로 묘사돼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까지 준다. 특히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나 국무부와 CIA의 주요 인물들, 중국 외교 당국의 움직임까지 함께 등장하면서 이야기에 입체적인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의 번역은 미국의 한국인 유학생들과 실리콘밸리 한인 기업인들로 이뤄진 뉴스 전문 번역집단 '뉴스페퍼민트'가 맡았다. 이들은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가 직접 내보내는 한국어 기사의 번역 계약도 맡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번역가들로 저자의 긴박한 필치를 한국어에 맞게 잘 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