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칩스가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올해 매출은 823억원. 지난해 대비 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성장률도 10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단 한차례도 분기 적자를 내지 않았다.
지난 2013년까지 3년 연속 이어졌던 영업적자와 지난해까지 간간히 발생한 분기 영업적자도 올해는 없다.
9일 서울 잠실 사무실에서 만난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이같은 성장 비결에 대해 “꼭 해야 하는 것에 집중을 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는 의미다. 텔레칩스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셋톱박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지난해 60%에서 올해 76%로 높아질 전망이다.
텔레칩스는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을 627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연초 600억원 전망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향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프로세서, 솔루션 매출이 예상보다 커지면서다.
이 대표는 “자동차용 반도체는 양산 기준으로 2005년부터 시작했다”며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텔레칩스는 지난 2005년 카오디오에 들어가는 차량용 오디오 프로세서로 시작해 최근 AVN 프로세서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프로세서는 현대모비스 AVN 플랫폼에 공급된다. 관련 시장은 인텔, 퀄컴 등 비메모리 분야 1, 2위인 대형 프로세서 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표준형오디오, 경제형오디오 플랫폼에 AVN까지 공급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오디오 프로세서 분야 국내 점유율 90% 이상으로 외산 제품을 국산화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AVN 분야에서도 국산화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내년에는 셋톱박스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텔레칩스는 내년 1월 CES2016에서 4K 영상을 지원하는 셋톱박스 반도체를 선보인다. 별도 부스를 차리지는 않지만 전 세계 가전업체들이 모이는 전시회에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행사를 통해 제품을 알릴 계획이다.
셋톱박스 반도체로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보안 기능도 강화했다. 최근 시스코 보안 인증도 취득했다. 보안 인증을 취득하는 데만 1년 6개월이 소요됐다.
셋톱박스용 반도체 시장에는 브로드컴, ST마이크로, 마벨 등 쟁쟁한 업체가 포진해 있고 하이실리콘 등 중국 업체도 가격경쟁력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
텔레칩스는 OTT(Over The Top) 박스용 반도체 경쟁력을 셋톱박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OTT 제품은 NTT도코모, 티빙스틱 등에 공급된 바 있다.
텔레칩스는 자동차, 셋톱박스 사업에 집중하는 대신 중국 소비자, 모바일용 반도체 등 성장 가능성이 낮고 수익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사업은 정리했다. 이 대표는 “중국 태블릿 사업 등은 당장 매출에는 도움이 됐지만 시장 규모가 작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벽을 넘어설 수 있고 내가 갖고 있지 않으면서 가장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텔레칩스는 앞으로 2~3년 동안의 장기적인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도 사업이지만 기업 문화를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5천억원, 영업이익률 10%, 세계 반도체 순위 25위권 진입을 목표로 했다. 텔레칩스는 비전 선포식을 통해 향후 목표를 대외적으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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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 간 벽을 허무는 작업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매출, 이익보다도 공감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벽을 많이 느끼고 있어 이를 허물기 위해 방법을 갖고 오면 안되는 조건은 해결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되지 않더라도 대표가 먼저 나서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대표는 “조직 문화는 2~3년 후 회사 성장에 반영이 될 것”이라며 “의사결정을 하는 나부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