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모바일 광고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일부 모바일 광고를 차단시키는 정책을 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구글은 크롬에서 플래시(Flash) 광고를 전면 차단시키고 있다. 애플은 iOS9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전면 허용하기 시작했다.
브라우저를 통해 진입하는 모바일웹만의 문제는 아니다. 자메이카의 통신사인 디지셀(Digicel)은 아예 네트워크 레벨에서 광고 차단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디지셀이 적용할 솔루션은 웹은 물론이고 앱에 내장되어 있는 모바일 광고까지 모두 차단을 시킨다. 디지셀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모바일 광고를 노출시키려면 디지셀에게 광고 수익의 일부를 지불해야만 한다.
광고를 차단하는 기술은 이미 PC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다. 페이지페어와 어도비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약 2억명의 사용자들이 이미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광고 매출의 손실액은 지난해에 117억 달러였으며 올해는 2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광고업계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일이 모바일로 옮겨오게 된 것이다.
이미 광고업계는 물론이고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사이트들은 크게 반발을 하고 있다. 독일의 한 언론사는 광고차단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애드블록플러스’를 업무방해혐의로 고소했다. iOS 9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광고차단 앱인 ‘피스’는 서비스를 중지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렇게 관련 업체들을 고소하거나 항의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모바일 광고 업계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정리해보도록 하자.
첫째, 개발자는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웹사이트의 구조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방해하는 광고 노출은 지양해야 한다. 넓은 화면의 PC 웹사이트에서는 띠배너 형태로 노출되는 광고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5인치 미만이 일반적인 스마트폰에서 화면의 절반 이상을 가리는 광고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없을 정도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iOS9가 배포되면서 퓨리파이, 블록베어, 블로커 등과 같은 광고 차단 앱들이 좋은 호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클릭률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모바일 화면에 적절한 크기로 조정을 해야 한다. 또한, 플래시와 같은 비표준 기반의 코드는 표준 html5로 하루 빨리 교체할 필요가 있겠다.
둘째, 광고 사업자들은 모바일 환경에 적절한 광고 포맷에 대해 연구를 해야 한다. DA로 불리는 '띠배너'와 SA로 불리는 '검색광고'는 PC 환경에서 사용해오던 포맷이 그대로 모바일로 전이되는 것에 불과하다. 사업자들도 이젠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를 지나 '모바일 온니(Mobile Only)'로 가고 있으니 시대 변화에 맞게 광고 포맷을 다양화해야 할 시기이다. 카드뷰의 인기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네이티브 광고(Native AD)'나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일반화되고 있는 '동영상 광고'는 이제는 어느 정도 효과 검증이 된 듯 하다. 기존 DA나 SA와 같이 대량 노출하는데 한계가 있겠지만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할 포맷이다. 모바일에서만 가능한 광고 포맷도 개발을 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이 연동되면서 관심이 높아져 있는 비콘 기반의 푸시형 마케팅이나 구글의 피지컬 웹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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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광고에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대다수 웹사이트들의 BM에 대해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PC 시절의 광고는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상위 100대 웹사이트의 84%가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PC와는 달리 모바일에서는 광고에 대한 사용자들의 거부감이 매우 심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더구나 사용자들은 웹을 떠나 앱이나 SNS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고 예전보다는 훨씬 간편한 결제 시스템으로 인해 유료화에 대한 문턱도 낮아졌다. 유료화가 요원하다면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동하여 직접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보도록 하자. 먼저 앞서나가지 않는다면 플랫폼 사업자들의 정책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iOS9이 배포된지 꽤 되었지만 우려했던 '광고 대란'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된다. 애플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 또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광고 차단에 대해 고려할만큼 시장의 지지를 못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에게는 제휴 업체의 광고만 노출해주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서비스 개발자는 전체적인 사이트 구조와 BM을 점검하고 광고 사업자는 모바일 친화적인 포맷에 대해 연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