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크게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업체 PTC가 퀄컴으로부터 증강현실 솔루션 사업부 뷰포리아(Vuforia)를 6천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세계적인 칩셋 업체인 퀄컴이 공들여 키웠지만 결국 소화하지 못한 뷰포리아를 제조분야 SW업체 PTC가 삼켰다고 하니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PTC는 역시 뷰포리아를 IoT 비즈니스 강화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주최 '사물인터넷(IoT)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방한한 토마스 로저 PTC 글로벌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30일 만나 뷰포리아를 포함해 최근 연이어 IoT기업을 인수하게된 배경과 회사의 IoT 사업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PTC는 전통적으로 제품 설계에 필요한 캐드(CAD)부터 제품수명주기관리(PLM)프로그램까지 제품 제조와 관련된 거의 모든 SW를 만들어온 업체다. 지난해 초 IoT 개발플랫폼 씽웍스(ThingWorx)인수한 이후엔 공격적으로 IoT 분야에 투자해 이젠 IoT 전문 기업으로 어느정도 존재감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IoT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토마스 로저 부사장은 “자연스러운 진화(evolution)”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 산업 분야 업체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가 해오던 일이다. 앞으로 우리 고객사들은 모두 스마트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제품 업체로 전환하고 있는 고객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도 IoT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토마스 로저 부사장은 먼저 제조 업체들의 맞닥뜨린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모든 제조 업체가 스마트제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스마트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단지 제품 제조 업체를 넘어 관련 산업분야의 서비스 플랫폼 업체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나이키가 좋은 예다.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였지만 이제는 제품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모으고 헬스케어 관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기존 제조 업체가 스마트제품을 개발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제품에 SW 컴포넌트가 임베디드되어야 하고 또 다른 사물이나 클라우드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연결성도 포함시켜야 한다. 제품에서 발생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분석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제조사들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즉각적으로 사용자가 어떤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지, 혹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전엔 제품을 고객에게 팔고 불만사항이 접수되고 난 후에야 받을 수 있었던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SW업데이트나 원격제어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고객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토마스 로저 부사장은 이어 "PTC 비즈니스의 변화는 제조업의 변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인수한 씽웍스는 IoT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이다. 제품에 들어가는 SW컴포넌트를 지원하는 부분에 활용된다. 지난해 7월 인수한 악세다는 각종 센서를 클라우드에 연결해 주는 기능을 한다. 또 클라우드에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 및 예측분석 플랫폼 업체 콜드라이트는 올해 5월 사들였다. 이번에 인수한 뷰포리아를 통해 증강현실 앱을 만들면 제품 사용방법이나 유지 관리 방법 등을 고객들에게 사실적으로 보여줘 고객 지원 및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PTC는 IoT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2년 사이 약 6천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어 이렇게 4개 업체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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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C는 현재 IoT비즈니스에서 500개의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등 목표한 성과도 내고 있다. 최근엔 GE와 스마트공장에 활용할 수 있는 IoT 플랫폼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PTC 씽웍스 기반으로 GE가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던 스마트 공장용 IoT 플랫폼 '브릴리언트 팩토리’를 제품화했다.
토마스 로저 부사장은 "PTC는 기존 고객과 새로운 고객들에게 IoT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와 혜택을 제공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IoT관련 기술을 많이 보유하기 위해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데 상당한 투자를 했다. 이제 IoT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됐다고 자부하며 앞으로 제조·생산분야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같이 스마트 시스템이 필요한 분야에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