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통해 IoT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외부 개발자 영입에 나섰다. 빅데이터 영역의 기술 노하우를 살리기 위해 전통적인 통신사의 활동 무대를 벗어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준섭 KT 소프트웨어개발센터장은 2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클라우드프론티어컨퍼런스 현장에서 '빅데이터&IoT'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2000년 중반 이후 SK텔레콤에서 시작한 하둡 데이터 분석 인프라 구축과 활용 방안 연구 및 사업화 관련 고민을 KT에서도 이어나간 끝에 개방형 IoT플랫폼이라는 서비스과 관련 개발도구를 선보이게 됐다는 게 골자다.
그는 빅데이터 활용 방식을 데이터경영, 서비스지능화, 빅데이터기능 자체 상품화, 3가지 범주로 봤는데, 그간 업무에서 서비스지능화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으며 데이터경영 측면의 활용은 경영자의 추진의지가 전제돼야 한다는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남은 것은 빅데이터 처리기술 자체를 상품화하는 것인데 IoT플랫폼이 이 범주에 해당한다.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5년 뒤 IoT 디바이스가 500억개 연결될 거라고 예고했죠. KT에서 IoT플랫폼 만드는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IoT플랫폼은 실시간 데이터처리 엔진이에요. 이걸 개방해서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디바이스를 만들어 붙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는 가상 IoT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무선랜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를 집 현관문 앞에 설치하고, 초인종 눌릴 때 휴대전화 앱으로 카메라 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구현하기에 따라선 앱으로 집 앞에 누가 와 있는지 어디서나 확인하고, 현관문을 열어줄 수도 있는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위해 영상뿐아니라 각각의 센서 정보를 상시 전달받고 명령을 처리할 인프라가 필요할 텐데, 여기엔 전국 1천만가구가 이 서비스를 쓴다고 생각하면 각각의 센서와 기기가 어떤 상황인지, 초인종 소리에 어느 사용자의 앱을 깨우고 어느 집 문을 열어야 할지 등을 판단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각각의 상황에 맞게 현관문 잠금장치나 초인종 센서 기능이 어떻게 처리돼야 할지 지정할 수 있는 개발도구도 제공돼야 한다.
이 센터장은 그래서 IoT플랫폼에 외부 개발자의 디바이스와 센서를 등록할 수 있는 포털을 개설했고, 각각의 동작을 구성할 수 있는 SDK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조링크: KT 개방형 IoT플랫폼 공식사이트]
"SDK를 내려받아 디바이스에서 돌리면 KT의 IoT플랫폼에 자동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디바이스의 ID와 각 센서의 데이터 수집 방식, 센서 사용 목적을 등록하면 내려받을 수 있는데요. 이클립스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에 SDK를 적용하고 함께 제공하는 샘플코드를 복사 붙여넣기 해서 디바이스 설정에 맞게 ID, 비밀번호, IP 등 설정만 바꿔 입력하면 컴파일 후 즉시 IoT플랫폼으로 센서의 데이터가 흘러들어가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는 디바이스 및 센서 등록 과정에 이어 각 센서의 값과 상태를 조건으로 만족하는 상황에서 어떤 동작을 처리할 것인지, 신호를 내보내거나 기기를 작동시키는 방식 등을 코드가 아닌 규칙(룰) 기반으로 구성할 수 있는 GUI 다이어그램 제작도구도 선보였다. 디바이스 등록, SDK와 관련 API 사용, 룰기반 이벤트 관리 화면 등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하기 위해 판교에 'IoT메이커스얼라이언스 협력센터'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협력센터를 통해서 IoT플랫폼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될지 알리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도 있고요. 쉽지 않지만 활성화시키고 싶습니다. 여기 들어오시면 누구든지 IoT 서비스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다만 IoT 플랫폼에 등록하고 데이터를 보낼 센서, 디바이스와 기능을 만들 역량은 갖추셔야 합니다."
이 센터장이 IoT플랫폼에 대해 강조한 부분은 이게 빅데이터처리 엔진이라는 점이었다. 그의 이력을 살피면 이해가 된다.
그는 지난 2006년께 SK텔레콤에서 빅데이터담당 팀장 역할을 맡았다. 고성능 장비를 동원한 기존 방식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하둡 기반 맵리듀스 프로그래밍 인프라를 통해 조직내 분석 워크플로에 도입하게 된다.
이어 2008~2009년 사이 하둡으로 서비스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해 음원서비스 '멜론'에 적용했으나 큰 효과를 얻진 못하고, 앱 장터 '티스토어'에선 결과적으로 꽤 성과가 있었지만 추천알고리즘 덕이라는 건 증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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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구글의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을 응용해 통신가입자 이탈을 방어하는 기법을 개발했는데, 성과를 냈고 효과의 증명도 해냈지만, 조직내 업무체계와 관련된 한계로 전면적인 도입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SK텔레콤을 떠난 그는 KT에 입사하게 됐다. 20년간 데이터처리 플랫폼을 만들어 서비스지능화나 데이터경영 접목을 추구했지만 결국 결론은 데이터처리를 할 수 밖에 없는 걸로 상품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였다. IoT플랫폼은 그걸 위한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