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아저씨 운동?...IT로 젊은층 잡는다

최신 디지털 기술 투입된 솔하임컵 현장

컴퓨팅입력 :2015/09/20 09:46    수정: 2015/09/20 17:17

<하이델베르크(독일)=임유경 기자>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2015 첫날 현장.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위치한 상트 리온-로트 골프클럽에선 축구나 야구 못지 않은 치열한 응원이 펼쳐졌다.

막대풍선을 신나게 두드리며 “레츠고유럽!(Let’s go Europe)”을 외치는 유럽응원팀의 기세가 대단했지만 숫자적인 열세에도 성조기를 열심히 흔들며 한 목소리로 “USA!”라고 목청을 높이는 미국 응원팀도 기죽지 않았다.

얼굴에 페이스페인팅까지 하고 목청이 터져라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는 관객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중년층이다.

골프는 축구나 야구 못지 않게 팬들에게 짜릿한 승부의 전율을 주는 스포츠지만 젊은층의 관심이 높지 않은 건 전세계 공통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올해 5월 미국 골프재단(NGF)는 젊은층의 외면으로 골프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이들의 관심을 가져오는 일은 골프 산업 전체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솔하임컵에선 골프에 대한 대중적 관심 확산에 대한 새로운 방안들이 시도됐다. 공식 기술 스폰서인 글로벌 IT 기업 SAP와 협력해 젊은 팬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상트 리온-로트 골프클럽의 슐츠 핸슨 전무는 대회 시작을 앞두고 연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리는 골프 팬들의 관심을 어떻게 모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고 특히 젊은층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은 우리의 비전과도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SAP와 파트너십을 통해 팬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게된 건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AP는 이번 대회에서 솔하임컵 공식 모바일 앱과 TV중계에서 경기와 관련된 데이터 그래픽을 지원한다.

SAP 슈테판 바그너 미디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담당 본부장은 “SAP는 최근 2년 전부터 스포츠 산업에 혁신을 불러일으키는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솔하임컵에 기술 지원 파트너로 참여한 이유 역시 골프팬들에게 더 혁신적인 방법으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팬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솔하임컵 공식 앱은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들을 위해 경기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즉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미국과 유럽 각각 13명의 선수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제공해 최근 대회에서 랭킹이나 평균 드라이브 거리, 그린적중률(GIR) 같은 각 선수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라이브 스코어링 코너를 통해 각 홀마다 어떤 성적을 내고 있는지 보기 쉽게 표시해줬다.

특히 각 매치가 끝날 때마다 앱을 열어 라이브 스코어링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라이브 스코어링 덕분에 골프에 문외한인 기자도 오전 포썸 경기에서 두번째 매치에 출전한 미셸 위와 브리트니 린시컴이 2번, 6번, 11번 13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6번홀 13번홀에서 유럽팀을 이기기도 했지만 1홀을 남겨놓고 2홀 차로 패한 경기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앱에서는 또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선수와 관련된 퀴즈를 푸는 게임도 넣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솔하임컵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는지 볼 수 있게 관련 태그가 달린 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너도 만들었다.

솔하임컵 공식앱. 매치별 기록과 홀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SAP와 솔하임컵은 골프 팬들이 TV중계를 통해 경기를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기관련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제공한다.

홀의 특징에 따라 제공하는 데이터 그래픽에도 차이를 뒀다. 예컨대 홀 모양이 길쭉해 티오프 시 얼마나 멀리 공이 날아갔는지 분석해주는 것이 필요한 홀에는 티오프 분석(tee off analysis )을 제공한다. 공이 날아가는 궤적, 날아간 거리( yds/m), 공의 스피드((mph/km/h)를 보여준다. 유럽팀과 미국팀을 비교해서도 보여준다.

이 밖에도 퍼팅을 하는 그린이 난코스인 홀에선 그린 분석(green analysis)을 제공한다. 볼과 홀 사이 거리는 물론 그린이 굴곡진 모양도 등고선으로 보여준다. 또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형에선 바람 속도와 바람 방향(mph/km/h)도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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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중계를 통해 티오프 시 공의 궤적, 그린의 굴곡 등 경기관람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솔하임컵 앱과 TV중계를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 그래픽은 모두 SAP의 인메모리기반 데이터분석 플랫폼 '하나(HANA)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다.

SAP 슈테판 라허 글로벌 마케팅 부문 기술 스폰서십 담당 본부장 역시 ”SAP는 디지털 인사이트가 스포츠에서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고 이번엔 골프에 적용하게 됐다”며”이런 디지털경험을 통해 젊은층이 골프를 더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