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데이터분석이 몰고올 골프의 미래

SAP, 솔하임컵서 최신 센서-분석 기술 적용

컴퓨팅입력 :2015/09/18 11:53    수정: 2015/09/18 17:33

<하이델베르크(독일)=임유경 기자> #센서가 내장된 골프 공을 향해 클럽을 힘껏 휘두른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장타 연습 중이다. 공이 날아간 거리, 클럽을 휘두른 속도인 헤드 스피드(클럽 스피드), 공에 가해진 임팩트인 스매시 팩터가 센서에서 수집돼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나타난다. 헤드 스피드는 좋았지만 스매시 팩터가 좋지 않아 비거리가 기대에 못미쳤다. 이 선수는 정확한 타격으로 스매시 팩터를 높이는 연습에 더 집중한다.

센서와 데이터분석이 다양한 스포츠분야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승률을 높이는데 투입되고 있다.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팀이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연습해 경기력을 향상시킨 사례는 이미 유명하다. 센서와 데이터분석이 독일 전차군단의 비밀병기로 주목받으면서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관심이 늘었다. 스포츠 데이터분석(애널리틱스) 시장이 2017년까지 지금보다 30%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골프에도 IT기술이 접목되려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SAP는 18일(현지시간) 독일 세인트 레온-로트 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럽-미국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 공식 기술 파트너로 참가해, 골프 경기에 적용될 수 있는 센서-데이터분석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센서가 부착된 골프공을 통해 탄도, 스핀, 스매시 팩터 등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우측 사진에 보이는 기기에서 레이저를 쏴 공을 칠 때 헤드 스피드를 측정할 수 있다.

솔하임컵을 하루 앞둔 17일 SAP는 세인트 레온-로트 골프장 한켠에 장타(Longest Drive) 쇼케이스 공간을 마련하고 골프팬들이 직접 장타 연습 시 데이터분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쇼케이스 장에서 만난 롤프 슈만(Rolf Schumann) SAP 최고기술 책임자 및 유럽·중동·아프리카 부문 혁신 본부장은 "공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한 홀을 칠 때마다 공의 스핀, 탄도, 스매시 팩터, 비거리 등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분석돼 보여지기 때문에 샷이 어떤점에서 좋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가 홀을 돌 때마다 기록되는 중요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데모 솔루션도 소개됐다. 롤프 슈만 본부장은 "클럽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선 홀의 특징에 따라 어떤 아이언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그린적중이나 페어웨이 힛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들이 수집된다”고 말했다.

SAP는 이런 기술이 골프 선수, 코치, 캐디에게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골프 경기에서 선수에게 캐디는 다양한 조언과 서포트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 캐디의 경험과 노하우는 선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여기에 IT기술로 구현된 일명 ‘디지털 캐디’의 인사이트가 결합돼면 더 승률높은 게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SAP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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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레온-로트 골프장에서 만난 슈테판 바그너(Stefan Wagner) SAP 미디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담당 본부장은 “뛰어난 캐디는 36홀을 도는 동안 선수의 기록을 기억하고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수 있겠지만 아무리 훌륭한 캐디라도 지난 3년치의 모든 경기 결과를 다 기억하고 현재 경기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이끌어 내지는 못한다”고 말하며 데이터를 쌓고 또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일은 기술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직감에 의존하던 영역을 데이터분석이라는 과학적 영역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AP는 인메모리기반 데이터분석 플랫폼 HANA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지난 경기의 기록과 현재 경기의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슈테판 바그너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SAP는 축구, 아이스하키, 테니스에 이어 골프를 스포츠 애널리틱스 기술이 크게 확산될 분야로 기대하고, 기술 개발과 시장 발굴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