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 침체 속 삼성-LG 하반기 전략은?

"거시적 경기 침체 때문"...하반기 완만한 회복세 전망

홈&모바일입력 :2015/07/30 15:43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는 자사 고급형 TV 브랜드인 SUHD TV 제품군의 최근 국내 주간 판매량이 1천5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자사 고급형 TV 브랜드인 SUHD TV 제품군의 최근 국내 주간 판매량이 1천5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전 세계 TV 시장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분야 대표 상품이었던 TV 사업 지위가 예전만 못하다. 이들 회사들은 하반기엔 완만한 회복세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30일 잇따라 발표된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부서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사업과 생활가전, 프린팅 솔루션 등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사업부에서 매출 11조2천억원, 영업이익 2천1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CE 부문에는 TV는 물론 생활가전, 의료기기와 프린터 사업도 포함돼 있다. 냉장고-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이 호조를 띄었다는 회사 측 설명을 감안하면 TV 사업에서는 눈에 띄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저조했다. 당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이 17억원에 불과해 시장에 충격파를 준 이후 올 1분기에는 6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2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확대돼 827억원까지 불어났다.

■TV 사업 약세 원인, 외부에 있다

“TV 시장의 부진이 구조적인 문제로 접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질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한다.

특히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신흥시장들이 원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기침체와 화폐가치 하락을 겪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선진시장인 유럽이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내 문제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흔들리며 역시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월드컵 특수로 인해 올해엔 제품에 대한 신규 수요가 감소한 점도 시장 확대의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정영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감소한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이같은 시황을 꼽았다.

LG전자는 올레드TV 생산 전 과정과 화질 등의 차별점에 대한 교육을 판매사원에게 진행, 올레드TV ㅇ통 전문가 1천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사진=LG전자]

■합리적 가격의 프리미엄 신제품, 하반기 돌파구 되나

국내 업체들은 품질은 물론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고급형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 일부 기능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크게 낮춘 제품(Affordable Premium)을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0만원대 SUHD TV를, LG전자는 평면 디자인의 울트라올레드TV를 최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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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제품을 통해 고급형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기회가 될 전망이다. UHD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같은 시장 전개를 감안해 하반기에는 보다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제시했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유럽 시장도 그리스 사태 해결 등으로 부활 조짐이 관측된다. 다만 신흥시장은 단기간에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양사 모두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