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통합시스템(integrated system) 시장을 휩쓸었고 VCE연합과 시스코시스템즈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컨버지드시스템'이니 '컨버지드인프라'니 하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군 영역 얘기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26일 시장조사업체 IDC가 공개한 2015년 1분기 세계 통합시스템 사업자별 매출 점유율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링크)
IDC는 통합시스템 시장을 '통합플랫폼(integrated platform)'과 '통합인프라(integrated infrastructure)' 영역으로 구분했다. 미리 구성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통합툴 등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경우 플랫폼이라 정의했다. 범용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하드웨어를 묶어 여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경우 인프라라고 불렀다.
통합플랫폼 영역은 오라클이 절대강자로 꼽혔다. 전체 7억5천500만달러 규모 시장에서 과반(51.9%)에 해당하는 매출 3억9천200만달러를 거둔 것이다. IBM은 4천200만달러(5.6%), 히타치는 2천500만달러(3.3%), HP는 2천400만달러(3.1%), 그외 사업자들이 2억7천200만달러(36.0%)를 기록했다.
감소 추세인 시장에서 오라클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통합플랫폼 시장은 전년동기 7억7천500만달러 대비 2.5% 감소했다. 1년새 오라클 매출은 5.8% 증가했다. 같은기간 IBM은 44.2% 하락했다. HP는 53.7% 성장했고 히타치는 1년전 기록에 집계되지 않았다. 그외 사업자들을 묶은 매출은 13.1% 감소했다.
VCE연합과 시스코는 통합인프라 영역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전체 13억6천200만달러 규모 시장에서 VCE연합이 3억2천900만달러(24.1%), 시스코와 넷앱 동맹군이 3억700만달러(22.6%) 매출을 기록했다. HP도 2억4천300만달러(17.8%)를 벌어들였다. 그외 사업자들이 4억8천400만달러(35.5%) 수입을 냈다.
통합플랫폼 영역과 달리 통합인프라 쪽 시장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띤 분위기다. 전년동기 11억8천만달러에서 15.5% 늘어났다. 1년새 선두권의 VCE연합은 29.3% 상승, 시스코와 넷앱은 14.5% 증가, HP는 40.4% 성장했다. 그외 사업자들은 오차범위에 가까운 0.1% 감소를 기록해 현상유지한 모양새다.
통합플랫폼과 통합인프라 시장을 합친 통합시스템 전체 시장 규모는 21억달러 가량으로, 이는 전년동기대비 8.3% 커진 결과다.
IDC 애널리스트 켈빈 퍼멘터는 "핵심 경쟁자들이 대규모 구조조정, 리브랜딩, 사업개편을 진행 중"이라며 "모두 자사를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의 급성장 영역중 한 곳에 전략적인 지위를 점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HP는 오는 10월말까지 PC 및 프린터 사업 부문을 떼어내 'HP인코퍼레이티드(HP Inc.)'라는 이름의 회사로,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 및 서비스 사업 부문을 'HP엔터프라이즈(HP Enterprise)'라는 이름의 회사로 분할해 11월 공식 출범키로 예고했다. (☞관련기사)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앞둔 시스코는 최근 중단기 구조조정 및 사업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달초 연례 컨퍼런스 '시스코라이브2015'에서 존 챔버스의 후계자로 지목된 척 로빈스 예비 CEO가 "우선순위에 맞게 조직을 개편하는 게 시스코가 할 일"이라 언급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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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는 지난해 10월 VCE 지분을 EMC에 넘기면서 넷앱을 비롯한 타 스토리지 업체들과 협력 강화(☞관련기사)에 나섰고, EMC는 이후 VCE 통합시스템 사업을 자산화해 부진의 타개책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오라클은 하드웨어 사업 강화를 위해 EMC와 HP에서 일했던 임원을 영입했다. 멕 휘트먼 CEO 체제의 HP 엔터프라이즈 부문 사업을 총괄하다 지난해 2월 퇴사한 데이브 도나텔리를 엑사 시리즈를 비롯한 오라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사업 총괄 자리에 앉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