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규제 공방..."소비자 손해" vs "공정경쟁"

국회 정책토론회서 SKT vs 反SKT 재격돌

방송/통신입력 :2015/06/19 13:55    수정: 2015/06/19 14:25

결합상품 규제를 놓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케이블TV업계 등 반(反) SK텔레콤 진영이 다시 맞붙었다. 결합상품 규제가 결과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줄이게 될 것이란 주장과, 공정경쟁 차원에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충돌하면서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19일 정호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박추환 영남대 교수와 이경원 동국대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결합판매 규제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경원 교수는 결합판매로 인해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이 전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결합판매로 통신사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SO를 배제하기 어렵고 결합 시장에서 SO 가입자 수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구성이 저조한 점은 시장지배력 전이가 아니라 경쟁력이 약화된 원인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SK텔레콤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그간 결합판매는 이용자가 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합판매를 규제하면 이용자 편익이 줄어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박추환 교수는 “요금 이슈로 지배력 전이 문제가 후순위로 밀렸지만 최근 경쟁 패러다음이 바뀌면서 공정경쟁과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박했다.

이를테면,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약정기간이 늘어나 다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전환비용이 늘어나 소비자 선택권이 오히려 제한된다는 것이다. 또 반대로 단품을 이용하는 대다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과도한 결합할인이 이용자 차별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SK텔레콤은 시장지배력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이통3사 모두 가입자 1천만 이상인 사업자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모두 거대 대기업”이라며 “통신시장의 경쟁상황평가를 통해 보다 넓은 관점에서 경쟁과 이용자 편익 저해요소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케이블TV 업계를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CJ헬로비전은 사전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그동안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과는 다른 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무선 시장 영향력으로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에, 모바일 상품군을 갖추지 못한 케이블TV 업계는 결합상품 구성 서비스들이 모두 동등 할인 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영국 CJ헬로비전 전략기획실장은 “사후 규제로만 된다면 시장이 망가진 다음에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 규제가 필요하다”며 “원하는 것은 결합이 안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할인을 받고 있는 소비자 불이익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동등한 할인율을 적용해달라고 계속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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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할인이란 여러 상품을 묶음으로 구성해 판매할 때, 총 할인액으로 결합판매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품별로 일률적인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김유향 과학방송통신팀장은 “유무선 결합상품의 확대로 이통시장이 고착화되고 결국 소비자 후생을 저해한다는 점이 있다”면서도 “결합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단통법과 같이 서비스 요금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