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서 '백수오'까지…위기의 홈쇼핑

실적 둔화하는데 소비자 신뢰 상실 '설상가상'

일반입력 :2015/05/11 10:37    수정: 2015/05/11 10:41

국내 TV홈쇼핑 업계가 연이은 ‘폭탄’을 맞아 울상이다.

홈쇼핑 업계는 그동안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 시장의 위협이 날로 커가는 상황에서, ‘갑질’의 대명사로 낙인찍히면서 정부로부터 각종 과징금과 규제 철퇴를 맞고 있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가짜 백수오’ 사태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홈쇼핑 기업들에게 전가되면서 그야말로 올 상반기를 사건·사고 뒷수습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우선, 지난 3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TV홈쇼핑 사업자들이 납품업자들에게 판촉비용 전가, 판매대금 지연지급, 부당한 정책 강요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홈쇼핑 6개사에 부과된 과징금 총액은 143억6천800만원이다.

지난 달 말에는 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조건부 재승인’이란 불명예스런 통보를 받았다. 이 중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이전 대표가 납품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사건을 감안, 재승인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었다.

이어 전담 심사위원회는 재승인 조건의 불이행 또는 불성실한 이행 시 시정명령을 거쳐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토록 미래부에 건의했다. 또한 재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 조건을 재승인 조건으로 부과했다.

TV홈쇼핑 업계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몇 년간 인기리에 판매한 내츄럴앤도텍의 백수오 제품이 뒤늦게 가짜로 밝혀지면서 환불 압박까지 더해진 것.

특히 한국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의 원료검사 전 제품까지 환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총 1천억원대의 판매고를 올린 홈쇼핑사들로서는 엄청난 규모의 환불액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됐다. 나아가 홈쇼핑사들의 미온적인 환불 정책에 불만을 품은 피해자들이 단체소송까지 준비하는 등 여론까지 악화된 상태다.

이어 지난 8일 각 업체들은 자체적인 환불안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구매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잔량에 대해서만 환불을 해주는 원칙을 밝혀 또 한 번 거센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원과 소비자 단체 등은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판매한 만큼 판매분 전체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이미 전액 환불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며 홈쇼핑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TV홈쇼핑 업계의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암울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CJ오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 감소한 361억원을 기록했다. 또 해당 기간 취급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감소한 7천726억원, 매출액은 13.4% 줄어든 2천843억원으로 집계됐다.

GS홈쇼핑은 1분기 매출액 2천76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1%나 감소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1분기 매출액 2천102억7천7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6억600만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1.7%나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18억9천800만원으로 17.5%나 감소했다.

다른 홈쇼핑 기업도 비슷한 상황으로, 매출이 증가해도 TV 시청률 감소와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예전만큼의 영업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과징금 부과와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 더해지면서 국내 TV홈쇼핑 기업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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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제7홈쇼핑까지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TV홈쇼핑 사업자들의 생존싸움은 더욱 힘겹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사업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의 발굴 및 수익화가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홈쇼핑 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갑질’의 대명사로 굳어지고,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와 같은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홈쇼핑 사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백수오 사태까지 터지면서 환불에 따른 피해를 홈쇼핑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돼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