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새로운 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을 사야만 하는 대체 핵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 그 이유가 구체적이고 대체 불가능하며 매력적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령 액티비티 트랙커 혹은 피트니스 트랙커가 다른 웨어러블 제품에 비해 가장 먼저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는 바로 건강이다. 조금 더 매력적인 단어로 포장하면 다이어트다. 다이어트는 현대인의 신앙 아니던가.
사실 액티비티 트래커는 그리 대단한 제품은 아니다. 이러한 종류의 제품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할 때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바로 ‘만보계’다. 실제로도 제품 자체는 정교한 디지털 만보계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가 없다. 물론 여기에 수면패턴 추적이나 심박수 측정 기능 정도가 들어가지만, 그외에 대부분 기능은 스마트폰과 짝을 지어 앱에서 구현된다.
체지방 측정 기기로 유명한 ‘인바디’ 에서 선보인 ‘인바디 밴드’는 피트니스트래커 중 유일하게 체지방 측정이 가능한 제품이다. 다이어트 관점에서 이 점은 걸음 수를 알려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가령 걸음 수가 살을 빼기 위한 과정이라면, 체지방은 살을 뺀 결과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식습관과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인바디 밴드의 방수 등급은 IP56이다. 스트랩은 검정, 갈색, 노란색, 자주색, 핑크 등 5종이며 자가 교체가 가능하다. 스토어 인바디닷컴과 11번가를 통해 판매되며, 가격은 17만 9천원이다.
■다이어트의 정석 “몸무게 보다 체지방”
인바디 밴드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체지방을 측정할 수 있다. 제품 오른쪽의 물리 버튼을 눌른 다음, 화면 상단과 하단 금속 부위에 엄지와 검지를 대고 10초만 기다리면 된다. 화면에는 체지방만 표시하지만, 인바디 앱을 실행시켜보면 보다 자세한 체지방 및 근육량 수치를 알 수 있다. 심박수 측정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바디 밴드가 체지방을 측정하는 원리는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지방 측정기기와 같다. 몸에 가벼운 미세전류를 흘린 다음 얼마나 저항이 오는지를 측정한 데이터 값을 몸무게, 성별 등과 대입해 체지방률을 계산으로 구하는 형태다.
다만 크기를 손목에 착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축소했기 때문에, 오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매번 측정할 때마다 정해진 자세로 정해진 시간에 측정해야 한다. 또한 되도록 유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다. 가령 측정 중에는 말을 하지 않거나 측정시 왼손이 오른손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들이다.
워낙 인바디로 유명한 회사가 만든 제품 답게 체지방 측정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신뢰가 간다. 다만 어디까지나 표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맹신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주기적으로 체지방을 측정하면서 그 변화를 보는 것이다. 1%씩 줄어드는 체지방과 늘어나는 체근육량을 매일 확인하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다이어트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길고 지루하다. 인바디 밴드는 그런 지루한 과정을 마치 RPG 게임의 주인공 경험치 처럼 시시각각 알려준다. 정상 체지방률은 남성의 경우 10~20%, 여성의 경우 18~28%다.
■긴 배터리 사용시간 인상적
인바디는 피트니스트래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다. 그렇지만 인바디 밴드는 첫 제품이 아니며 앞서 ‘인랩’이라는 피트니스트래커 제품으로 준비운동 및 시행착오를 거쳤다. ‘인랩’은 핏비트나 조본 등의 초기제품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약간 부족했고, 가격을 포함해 이렇다 할 차별점도 없었다. 낮은 인지도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인바디 밴드는 그런 점에서 한결 완성도가 탄탄해진 느낌이다. 일단 제공되는 대부분 기능이 이렇다 할 오류 없이 잘 작동했다. 다만 핵심적인 체지방 측정 부분에서 최초에는 몇 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어디까지나 주의사항을 잘 지키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어느 정도 사용이 능숙해진 다음에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꽤 인상적이다. 인바디 밴드는 매일 충전해 줄 필요가 없다. 완충시 일반적인 사용에서 3~4일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일주일까지도 사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물론 체지방을 자주 측정하거나 전화 및 메시지 수신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시간이 확 줄어든다. 충전 속도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며 마이크로USB로 충전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심박수, 걸음 수, 운동시간, 소모칼로리, 걸은 거리 등은 기본 정보는 스마트폰 없이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전화 및 메시지 수신 기능은 의외로 요긴했다. 상시적으로 블루투스를 연결해야 한다는 점과 진동 횟수가 늘어난다는 점 때문에 배터리는 빨리 소모되기는 한다.
그러나 운동 중이나 두꺼운 외투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둘 경우 전화나 메시지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본에 충실한 앱…절제된 디자인
인바디 밴드는 전용 앱 ‘인바디’와 짝을 이뤄 사용할 수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OS를 지원한다. 화려한 그래프로 만들어진 해외 피트니스 트래커 앱과는 달리 깔끔하게 숫자로 한 눈에 보여주는 점이 보기 좋다. 물론 좀 더 자세한 변화 추이는 그래프로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상당히 절제된 색상 사용이 눈길을 끄는데, 좋게 설명하면 식욕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디자인이다.
상담 기능도 대단히 흥미롭다. 최초로 앱을 설치하고 인바디 밴드와 동기화 하면 상담 탭에서 전문상담사가 간단한 제품 사용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해당 메시지는 자동으로 보여지는 것이지만, 그 후로도 제품 사용 관련 질문을 하면 24시간 이내에 전문상담사가 답변을 해준다고 한다. 아직 피트니스트래커라는 제품 자체가 생소한 만큼, 대단히 긍정적인 기능으로 보인다.
인바디 밴드를 본격적인 다이어트 용도로 사용할 때 반드시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 항목이 바로 식사 기록이다. 식사 기록 역시 상당히 세세하며 무엇보다 한국인의 식문화에 걸맞는 8천여개의 음식 데이터베이스가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일부 외산 경쟁제품도 로컬라이징이 잘 돼 있는 편이지만, 이는 확실히 한국 업체가 가진 강점으로 보여진다.
같은 인바디 밴드 혹은 인랩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끼리 랭킹을 매겨 알려주는 점도 경쟁심리를 불러일으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마치 카카오 게임 순위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물론 이 기능 역시 경쟁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다만 제약은 주변에 같은 인바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 : 차별화 된 체지방 측정 기능…든든한 다이어트 동반자 역할
‘인바디 밴드’는 피트니스 트래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와 무난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국산 제품이라는 점에서 사후 서비스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가령 상담 기능 같은 것도 외산 제품이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기업의 DNA와도 같은 체지방 측정 기능은 앞으로도 당분간 경쟁제품이 따라하기 어려운 차별화 된 요소다. 물론 체지방 측정 기능 자체를 넣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신뢰도다. 과거 바이오스페이스라는 사명을 ‘인바디’로 바꾼 이유도, 워낙에 사람들 사이에서 ‘체지방 측정=인바디’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마치 스테이플러를 ‘호치키스’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체지방 및 심박수 측정을 위한 금속 전극이 외부로 노출돼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핏비트 포스가 밴드 안쪽의 금속이 피부에 닿아 알러지를 일으켜 전량 리콜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바디 측은 전극을 수술시 인체에 삽입되는 금속 소재로 만들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바디 밴드는 다른 웨어러블 기기와 달리 독특하게도 의료기기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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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웨어러블 시장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인바디 이외에도 몇 가지 주목할만한 국산 웨어러블 제품이 시중에 나와있다. 애플워치를 비롯해 핏비트, 조본, 페블 등 주로 외산 브랜드가 이끌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 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그중에서도 CES2015에서 웨어러블 혁신상 수상과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목표 100% 달성 등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인바디 밴드는 현대인의 숙명과도 같은 ‘다이어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웨어러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