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 간의 역사적인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타임워너 케이블 인수를 추진해 왔던 컴캐스트가 협상에 발을 뺄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3일(현지 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컴캐스트 이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합병 작업 종료 여부를 공식 결정한 뒤 이르면 24일 중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타임워너 케이블 경영진은 30일로 예정된 컨퍼런스 콜에서 독자 생존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 서류 제출 등 놓고 사사건건 FCC와 힘겨루기
두 회사는 지난 해 2월 452억 달러 규모의 역사적인 합병에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케이블 회사인 컴캐스트와 2위업체 타임워너 케이블 간의 합병이 공식 발표된 직후 시장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초당 10메가바이트 이상을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36%를 차지하게 되기 때문. 또 유료TV 시장 점유율도 33%까지 치솟게 돼 후발 주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미국 규제 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FCC는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며, 법무부는 시장에 독점적 영향을 미칠 지 여부에 대해 조사한다.
FCC는 CBS를 비롯한 8개 미디어 기업들에게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이 합병할 경우 온라인 동영상사업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문의했다. FCC는 지난 2011년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설을 인수할 당시에는 온라인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
법무부 역시 FCC와 별도로 두 회사 합병이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는 두 회사 합병으로 탄생할 거대 기업이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경쟁을 압박할 지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노출됐다. 특히 지난 해 12월 초 타임워너 케이블 변호사들이 FCC가 요구한 서류 중 7천 페이지 가량을 실수로 누락됐다고 밝히면서 이상 기류가 흐르지 시작했다. 타임워너 케이블은 또 12월 중순 경에도 실수로 추가 문건 3만1천개가 제출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FCC에 통보했다.
그러자 FCC는 180일로 예정된 조사 작업을 잠시 중단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 합병 무산 땐 컴캐스트 적잖은 타격 받을 듯
이런 상황에서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이 합병 작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상황이 묘하게 꼬이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두 회사가 합병 포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FCC를 비롯한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컴캐스트는 최근 초고속 인터넷과 유료TV 사업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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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너 케이블 합병을 통해 인터넷 가입자를 늘리고 유료TV 사업을 키워나가려는 것이 컴캐스트의 복안인 셈이다.
반면 타임워너 케이블은 다른 합병 파트너를 물색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차터 커뮤니케이션즈 같은 업체들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