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권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건강악화설에 대해 삼성그룹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이날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예전에도 종종 비슷한 루머가 있었다. 주기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건강 상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 더 나빠지거나 나아진 측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시 쪽에서 나오는 루머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수요 정례 브리핑에서도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변동 사항이 생긴다면 그때 브리핑을 할 것”이라며 “현재는 (기존 상황과) 변동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이 회장이 이미 사망했으며 조만간 이 사실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그러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SDS가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10%이상 급등세를 보이는 등 심하게 요동쳤다. 오후 2시께 가격제한폭인 16만5천원까지 치솟았던 제일모직은 전일보다 1만4천원 오른 15만4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265만주에 달하는 등 손바뀜이 심했다. 삼성SDS도 5.27% 상승 마감했다.
이들 종목의 이날 주가 흐름을 보면 이 회장의 건강악화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삼성 측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상승세가 꺽이는 모습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 악화설이 증시 작전 세력(?)의 소행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 구도가 빨라질 경우 이들 종목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심리라는 것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제일모직과 삼성SDS 등 지배구조 관련주의 주가의 등락 움직임은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루머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주가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10일 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후 1년 가까이 병석에 누워있다. 삼성 측이 당시 의료진 브리핑을 예정했다 취소한 이후 별다른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한 상황이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중요한 위기 상황을 넘긴 이후 사람들과 눈을 맞추기도 하고 휠체어를 이용한 재활도 어느 정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건강이상설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이날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치고 평소와 다름 없이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치과 진료로 인해 응답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표정은 평소와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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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SDS가 창립 30주년 맞이 기자간담회를 서울 잠실 사옥에서 진행했고, 수요 사장단 회의 직후 사장단도 기자들에게 새로 구입한 갤럭시S6 엣지를 보여주는 등 별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와병 기간이 1년여에 달하면서 제기되기 시작한 각종 루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