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국가재난안전망 구축사업의 밑그림이 제시되면서,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간 대전이 본격 점화됐다.
정부는 3월초까지 세부추진계획 최종안을 마련하고, 재난안전통신망 추진협의회에서 최종 의결이 이뤄지면 3월말 시범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방침인데, 벌써부터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사업 공청회’에 참석한 LG CNS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르면 4월말 시범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4월8일까지 정부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KT도 이번 재난망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LG CNS 관계자는 “3월초 추진협의회가 세부추진계획을 결정하게 되면 조달청에서 열흘간 사전규격공고를 내고 이 기간 동안 사업자들의 최종 의견을 수렴해 3월말 최종 입찰제한요청서(RFP)가 발송된다”며 “이후 40일 이내에만 사업 신청을 하면 되기 때문에 KT도 시범사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고 이후 사업 신청 기간이 40일이기 때문에 시범사업자 선정이 자칫 5월초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사전규격공고 기간을 조절해서라도 4월까지는 시범사업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당초 정부는 3월께 시범사업자 선정을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늦어도 4월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범사업자 선정이 늦춰지면서 KT도 수혜를 입게 됐다.
때문에 이날 공청회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KT의 시범사업 참여 여부는 논쟁거리에서 비켜갔다. 오히려 KT는 공청회에 패널로 참여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일괄‧분리‧혼합발주 등 시범사업 방식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송희경 KT 본부장은 “재난망 사업은 국민의 안전과 이 사업을 통해 후배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글로벌 먹거리의 밑거름을 만들어야 한다”며 “때문에 시범사업은 본사업과 구분을 해야 하고 글로벌로 나가려면 시의성 있게 추진해 연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재난망 사업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발판삼아 글로벌 표준 선도와 함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려면 시범사업은 일괄발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송 본부장은 “발주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분리나 혼합발주로 진행될 경우 시범사업에서 검증된 내용을 표준화하고 이를 다시 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시범사업은 일괄방식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해 이를 토대로 향후 본사업에서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분리‧혼합발주 방식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김장기 SK텔레콤 본부장은 “재난망 사업은 디바이스, 솔루션 등 중소기업과 상생협력하고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범사업자 선정도 다양한 솔루션, 상황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역별로 분리하는 것보다 지역별로 분리해 검증하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기무 LG유플러스 상무는 “재난망 사업의 본질은 영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것으로 그것을 인지하고 대응한다면 공동 사업으로 수주하는 방식이 옳다”며 “어느 벤더가 독자적으로 사업하다가 실패하면 너무 늦어질 수 있고, 모든 사업자가 다양하게 참여해 시범사업에서 검증하고 본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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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 상무는 “시범사업은 지역적인 분리발주도 대안으로 본다”며 “연내에 끝내는 것보다 제대로 된 솔루션을 검증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며 내년 3월까지 늦춰서라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해외 사업 진행이 가능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내달 초 세부추진계획 최종안이 만들어지면 향후 관계부처 추진협의회에서 발주방식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LG CNS 컨소시엄에서 최종안을 만들더라도 관계부처나 조달청에서 이를 최종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선정방식은 3월 중순께나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