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협상 당사자가 밝힌 보상안은?

삼성전자 "백혈병 포함 모든 혈액암·뇌종양·유방암 보상"

일반입력 :2015/01/16 17:03    수정: 2015/01/16 17:55

김다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직업병 보상 문제와 관련 협상 이해 당사자들이 16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 법무법인 지평사무소에 모여 마주 앉았다.

2차 조정기일인 이날 삼성전자 측 협상 대표 6명,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4명,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측 6명과 조정위원회 3명 등 총 21명의 협상 당사자들이 참석해 각각의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가족대책위 1년 이상 근무한 사람과 퇴직후 12년 이전에 발병 보상해야

먼저 가족대책위 대표인 박상훈 변호사는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3가지에 대한 요구사항을 밝혔다.

사과와 관련 박 변호사는 그동안 직업병 발병으로 고통받은 피해가족들에게 삼성전자가 최종적으로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하며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기자회견 방식으로 사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기준인 추상적 기준을 세운 후 그 기준에 따라 개별적 보상을 원했다. 또 보상대상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람과 퇴직후 12년 이전에 발병한 사람을 대상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재단을 설립해서 그 재단이 각 사업장 유해물질 노출 정보 수집과 근로자 직업병 발병 예방, 피해자 재활이나 생활지원금 담당 활동을 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재단은 세 주체가 각각 3명씩 추천해 9명의 위원으로 방식으로 구성되는 안이다.

이 밖에 퇴직자 암지원 제도를 개선하고 가족대책위가 협상한 기준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앞으로 다른 근로자나 피해자에 관해서도 보상해준다고 선언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포함 모든 혈액암·뇌종양·유방암 모두 보상

삼성전자 측 발표자 백수현 전무는 회사 발전 기여에 대한 보답의 방식으로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산재 인정 절차가 시간이 오래걸리고 피해 유족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또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기준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모든 사람에 보상하며 3~6개월간 신청을 받아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대상 질병과 관련 백혈병 등 림프 조형기계암, 뇌종양, 유방암 등 산재 승인 이력이 있는 질병을 포함하며 기타 전문가들이 타당하는 판단이 있는 질병이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백 전무는 퇴직후 10년 이내 발병한 경우 모두 보상에 포함시키며 퇴직시기는 최대 20년 전 퇴직자까지 포함해 수용하겠다고 했다. 또 작업환경이나 건강진단 관련 서류와 같은 직업병 발병과 관련되 자료들을 산업안전보건법상 보존해야 하는 기간보다 2배 연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유해화학물질 감독 강화, 종합진단 실시, 보건관리 전문성 확대를 위한 임직원 건강 지킴이 센터 설립 등의 뜻을 밝혔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측의 사과를 특히 강조했다. 반올림 측 임자운 변호사는 긴 시간을 할애해 삼성전자가 부실안전관리, 산재인정 방해와 정보 왜곡 은폐, 직업병 문제 알리는 활동에 대한 인권침해와 형사 고소 등에 대해 구체적인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기업만이 유일한 안전 감시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서 시민사회와 같은 외부 기관도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상 대상과 관련해서는 암, 전암성 질환, 휘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 질환과 생식보건문제등이 포함돼야 하며 담당업무에 제한을 두지 말고 근무 및 퇴직 시기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로 진행된 2차 조정기일은 일종의 청문절차로 교섭 당자자인 세 주체의 요구사항을 듣고 조정위원들이 질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련기사

모두발언에서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오늘 자리는 당사자들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교집합을 찾고 다른 의견은 명확히 구분하는 청문절차의 자리라면서 세 주체의 입장 표명을 통해 앞으로 조정위원회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권고안을 마련하는데 기초로 삼겠다고 말했다.

교섭 주체들은 가족대책위, 삼성전자, 반올림 순서로 각 20분씩 돌아가면서 각자의 입장을 발표했다.